[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이하 대리점 협회)가 추진하는 부당 스카우트 예방 자율 협약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회원사에 협약 사항을 강제할 수 없는 데다 지키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 협약 사항을 지키는 GA만 피해를 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리점 협회는 스카우트 과열 경쟁을 방지하는 내용의 자율 협약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율 협약 체결은 김용태 대리점 협회장의 중점 사업이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일성으로 대리점 협회를 자율 규제 기관으로 우뚝 세우겠다고 말했다.
자율 협약은 경력 보험설계사의 정착지원금(스카우트 비용)을 1200%룰 안에서 운영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1200% 룰은 초년도 모집 수수료와 시책이 월 보험료의 12배를 넘지 못하게 한 규제다. 대리점 협회의 계획대로면 GA가 제공하는 정착지원금은 많이 줄어든다.
업계는 대리점 협회의 자율 협약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자율 협약은 강제성이 없어 이를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근거가 없다. 한 GA가 고액의 정착지원금을 걸고 스카우트에 나서면 언제든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율 협약이 대리점 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만 하는 점도 논란이다. 스카우트 경쟁을 벌이는 GA에는 대리점 협회 비회원사도 더러 있다. 대표적인 GA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AIA 프리미어 파트너스다. 회원사가 자율 협약을 준수하면 비회원사가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다.
GA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AIA 프리미어 파트너스가 경력 보험설계사를 빼오기 위해 높은 정착지원금을 걸었다"며 "자세한 건 확인해봐야겠지만, 정착지원금을 포함하면 수수료는 확실히 1200% 이상이 된다"고 말했다.
대리점 협회의 자율 협약 시행에 관해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대리점 협회 회원사인 초대형 GA 한 곳은 정착지원금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이 GA는 정착지원금으로 경쟁사의 설계사를 대거 이직시켜 스카우트 과열 경쟁을 부른 곳이다.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GA가 정착지원금 지급을 중단한 것은 원하는 수준의 설계사 수를 확보했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리점 협회 관계자는 "무분별한 보험설계사 스카우트로 불완전판매가 벌어지고 있어 자율 협약을 통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율 협약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협회가 규제나 감독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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