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대기업 브랜드가 각광받는 화장품 시장에서 인디 브랜드가 못지 않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성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많지만 새롭고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제품을 소비하는 '가치소비' 계층이 늘어난 데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뷰티 제품을 쉽게 만들고 알릴 수 있는 환경이 맞물린 결과다.

26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브랜드가 대세인 시장에서 중소형 브랜드들도 소비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차세대 K-뷰티를 이끌 다크호스로 평가받을 정도로 올라섰다.
중소형 업체는 비건뷰티, 클린뷰티, 이너뷰티 등으로 확실한 콘셉트를 강조하며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인기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도 향한다.
2017년 설립된 마녀공장은 클린뷰티를 내걸고 온라인 기반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65개국에 진출했으며 전체 매출의 56%가 해외 시장에서 나온다.
![CJ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 매장에서 고객들이 색조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https://image.inews24.com/v1/c93d1fc547d775.jpg)
또 국내 최초의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 라카(Laka)는 2018년 론칭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성별 구분을 짓지 않는다는 의미의 '젠더리스'와 모든 성별에 어울린다는 의미의 '유니섹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젠더 뉴트럴'을 브랜드의 핵심 기조로 삼고 있다.
라카가 지난해 3월 선보인 프루티 글램 틴트는 론칭 1년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고, 특히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일본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글로벌 뷰티 플랫폼 큐텐재팬에서 출시 직후인 2022년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포인트 메이크업 카테고리의 판매량·판매액 모든 부문 1위를 달성했다. 올해 3월에는 큐텐재팬 내 '2030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립 제품'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2021년 CJ올리브영에 입점한 비건 뷰티브랜드 '디어달리아'는 이듬해 올리브영 매출이 115% 늘었고, 중동 뷰티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메이크업 브랜드 '힌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85% 성장했다. 또 최근에는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다.
인디 브랜드의 시장 진출 환경도 좋아졌다. 헬스앤뷰티(H&B) 뷰티스토어 올리브영의 경우 입점 브랜드 중 80%가 중소 브랜드일 정도로 중소 업체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인디 브랜드도 함께 성장했다.
올리브영에서는 팬데믹 기간인 2020~2022년 발굴한 중소기업 브랜드 수만 300개가 넘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발굴한 브랜드 수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입점한 중소기업 브랜드들의 연평균 매출도 2019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건강한 성분과 지구를 생각하는 친환경을 실천하는 클린뷰티도 주목받고 있다.
'독도 토너'로 유명한 라운드랩과 '히알루론산 세럼'을 운영하는 토리든이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기록한 매출은 2021년과 비교해 각각 2.6배, 3.3배 가량 늘었다.
패션 플랫폼들도 패션과 연계성이 높은 화장품 판매를 늘리는 등 뷰티 영역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W컨셉은 최근 서울경제진흥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 1백여 개를 발굴하고 마케팅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고 제품 개발과 생산을 맡길 수 있는 국내 주문자상표제작생산(ODM)업체 기술도 좋아지면서 신규 뷰티 브랜드가 진출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맞는 화장품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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