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음을 자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놔 주목된다. 새삼스럽게 재삼, 재사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2019년 이후 몇 차례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저희 자식들은 입시 비리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이 난 사안과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 또는 반납했으며, 관련 소송도 취하했다"라며 "법적·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사안인 만큼 자성하는 차원에서 다 버리고 원점에서 새 출발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입시비리 혐의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공모 여부 등에 대해서는 "문제 서류의 작성·발급·제출 과정이 어떠했는지, 이 과정에서 부모 각자의 관여는 어떠했는지는 법정 심리에서 진솔하게 소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도의적·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을 낸 경위에 대해서는 "딸의 조사 이후 검찰은 언론을 통해 부모도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라며 "피고인이 기소 사실에 대해 법정 바깥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부모도 입장을 밝히라는 검찰의 요구를 존중해 (입장을) 밝힌다"라고 했다.
앞서 조 전 장관 측은 지난 17일 항소심 첫 재판에서 '사회 활동을 하는 아버지로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어려웠던 만큼 입시 비리의 공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딸 조민(32)씨의 입시 비리를 도운 혐의를 부인했다.
조민 씨가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것과는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21일 "조국 전 장관이 밝힌 입장은 조민 씨 조사과정에서 확인한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진지한 반성이라는 부분을 고려할 때, 가족관계인 공범들 사이에 행위 분담이나 공모 경위에 명확한 의사 표현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검찰 지적 이틀 만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 전 장관 부부는 '불찰' '잘못' 등 표현을 쓰며 자세를 낮췄다. 다만 검찰이 소명을 요구한 구체적 관여 정도에 대해서는 이전과 같이 말을 아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 부부의 입장문을 포함한 여러 정황을 검토해 자녀 조민·조원씨의 기소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당사자들과 공범들의 입장과 가담 내용, 유사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지난 1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기일에 출석학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정경심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된 이후 당사자와 가족들은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다"며 "항소심 출석을 하는 기회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