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3~4천만원의 소규모 자본으로도 편의점 창업을 하실 수 있습니다. 편의점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잘 찾아보면 아직도 열 만한 장소들이 많습니다."
국내 편의점 산업이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편의점 본사들은 여전히 출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점포 수가 많아져야 매출도 그에 맞춰 올라가기 때문이다.
비교적 적은 자본을 투자해 영위할 수 있는 업종이라는 특성도 적극적 출점의 한 요인이다. 가맹 계약 방식에 따라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있다는 점 역시 작용한다. 하지만 출점 후 일정한 수익을 유지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편의점을 둘러싼 인구사회학적 요인은 물론 거시적 변수까지 감안할 경우 사전 타당성 분석대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더욱이 최근 편의점 경영주들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인건비, 임대료, 전기료 등 고정비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오른 9천86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365일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이 대다수인 탓에 인건비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편의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은 한참 전부터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41개의 편의점 브랜드가 5만2천168곳의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 편의점의 바로 맞은편에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들어서 있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경쟁상대는 타 브랜드 편의점뿐만이 아니다. 아이스크림과 과자 등을 판매하는 무인 매장도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증가에 따라 업계 간 출혈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경쟁사의 할인 전략을 주시하며 그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쟁사에서 인기가 있는 제품이 생기면 비슷한 제품도 단시간에 기획해 출시한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1+1이나 2+1을 비롯해 다양한 할인을 상시 진행하고 있는데 가끔 경쟁사의 프로모션을 보고 있으면 '저 정도까지 하면 남는 게 없을텐데 다 죽자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3대 편의점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2018년 이후 줄곧 하락세라는 점은 이 같은 주장을 방증한다. 편의점 간 과열경쟁으로 판촉비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과열경쟁으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점포 확대 같은 외형 성장 위주의 패러다임을 벗어날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개별 가맹점 수익 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유도할 창의적인 방안도 긴요하다.
최근 만난 한 편의점주는 "아르바이트생 없이 가족끼리 365일 24시간을 운영하고 있어서 인건비에 대한 걱정은 없지만 인건비와 전기료 등 비용들이 오르는 반면 매출이 정체돼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편의점주들은 트렌드에 밝아야 하고 발주 및 유통기한 관리, 재고 순환율 관리 등 항상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은근히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편의점 창업을 원하는 분들은 쉽게 생각하지 말고 주변 편의점에서 일단 근무를 해보고 할 수 있을지 신중히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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