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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세이, 우리카드에 지명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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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지명…우리카드 입단은 운명"
신영철 감독·한성정과는 특별한 인연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V리그에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쿼터 도입이라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2005년 출범 이후 첫 시도다.

남자부는 지난해 4월 제주도에서 트라이아웃을 진행했고, 7개 구단 모두 지명권을 행사했다.

'잇세이, 우리카드에 지명받았습니다' [사진=송대성 기자]
'잇세이, 우리카드에 지명받았습니다' [사진=송대성 기자]

가장 늦게 선수 호명에 나선 우리카드는 일본 국가대표 출신 오타케 잇세이(등록명 잇세이)를 지명하며 손을 맞잡았다.

최근 우리카드의 홈구장인 서울 장충체육관 인근에서 만난 잇세이는 당시를 떠올리며 "솔직히 (지명을)예상하지 못했다. 이름이 불리길 바라면서 초조하게 기다렸다"라며 "마지막 순번이었지만 우리카드와 운명이라 생각했다. 팀에도 감사한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잇세이는 일본에서 활약할 당시 줄곧 파나소닉 팬더스에서만 뛰었다. 그리고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두 차례의 리그 우승과 준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아시아쿼터는 변화가 필요했던 잇세이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심어줄 무대였다.

잇세이는 "파나소닉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환경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며 "다른 국가에서 내 배구가 얼마나 통할지 도전해 보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해외 생활이 처음은 아니다. 잇세이는 파나소닉에 입단하기 전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독일어, 영어가 능숙하지 않아 선수들과 소통에 어려움이 적잖았다. 통역은 당연히 없었다. 경기에 출전한 시간도 적었다"라면서 "한국에 오면서도 동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 줘 정말 고맙고 기쁘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오타케 잇세이가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고 환하게 웃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오타케 잇세이가 지난 4월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우리카드의 지명을 받고 환하게 웃는 모습.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잇세이는 2015년 일본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이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세계선수권 등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아시아배구연맹(AVC)컵대회에서는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령별 대표팀 시절에는 현재 팀 동료가 된 한성정과 격돌한 기억도 있다.

2014년 바레인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은 8강에서 격돌했다. 한성정과 잇세이는 이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잇세이는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경기는 한국의 3-0 완승으로 끝이 났다.

잇세는 "당시 한성정과 매치업이었는데 높이에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경기 역시 완패했다"고 기억했다. 한성정은 이 경기에서 5점을 기록했는데, 3점이 블로킹에서 나왔다.

사령탑 신영철 감독과도 인연도 있다. 잇세이의 아버지는 1990년대 일본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로 활약한 오타케 히데유키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하며 역대 올림픽에 나선 일본 배구 선수 최장신(208cm)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잇세이는 이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선수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세터였던 신 감독과 히데유키는 한일전에서 종종 맞붙었다. 신 감독 역시 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잇세이는 "신 감독님이 '아버지 키가 커서 속공을 사용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라며 "아버지 역시 감독님의 사진을 보고 '아 이분이 우리카드의 감독이구나'라고 하면서 과거 경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쿼터를 통해 우리카드에 입단한 오타케 잇세이. [사진=우리카드]
아시아쿼터를 통해 우리카드에 입단한 오타케 잇세이. [사진=우리카드]

주 포지션이 아포짓 스파이커인 잇세이. 그러나 V리그에서는 미들 블로커로 자리를 옮긴다.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과 김지한이 다가올 시즌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는 우리카드다.

비록 낯선 자리지만 잇세이는 자신의 장점을 블로킹과 강한 서브라고 강조하며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다짐이다.

잇세이는 "결과를 내고자 한국에 왔다. 그동안 해왔던 포지션과 달라 머리가 복잡한 것도 있다. 하지만 선수라면 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미들 블로커 자리는 한번 해보고 싶기도 했다. 오히려 포지션 변경을 제안해 준 감독님께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의젓함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일본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 많은 경기에 나섰기에 더 기뻤다. 코트에 나서지 않고 팀이 패배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아쉬움이 크게 다가왔다"라며 "경기에 나선다면 오직 이기는 것만 바라본다. 그리고 이러한 승리를 통해 팀이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장충=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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