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원하는대로 맞춰드립니다" 고개 드는 '갭투자'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서울 강남권 중심으로 갭투자 매물 급증…"예비 매수자 조건 맞추겠다" 호객도
강남권 집값·전셋값 회복 속도 빨라지며 나타나는 현상…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집값도, 전셋값도 강남 중심으로 살아나는 분위기인데, '갭투자' 물건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습니다. 비교적 소액을 투자해 매수가 가능하고, 앞으로도 매매가격·전셋값이 오르면 당연히 성공적인 투자가 되니까요. 이미 갭투자로 실속을 차린 집주인들은 최대한 예비 매수자 조건에 맞춰주겠다는 제시도 하고, 실거주 집주인들은 새 임차인이 구해지는 날짜에 맞춰 이사 날짜를 조정하겠다고도 하는 등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어요."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값이 보합권에 머물고 내림세를 멈춘 권역들이 늘면서 본격적으로 가격 상승세 전환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속속 체결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를 놓칠새라 이른바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원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서초구 일원 반포동 A단지 매물이 대표적 사례다. 20일 중개업소 등에 올라온 전용 84㎡ 매물 15건 중 10건이 '갭투자 가능', '갭투자 강추' 등의 안내 문구와 함께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일면적대 매물 호가는 26~31억원대로 전세 시세는 12~15억원이다. 특히, 일부 매도자들은 구체적인 갭투자 금액을 제시하고 최대한 갭투자자의 조건에 맞춰주겠다는 제안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근의 1천 가구를 웃도는 B단지에서도 전용 59㎡ 매물 20건 중 절반 이상이 갭투자 거래가 가능한 매물로 나와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세입자를 두고 있지 않고, 매도자가 실거주하고 있는 상황이라도 갭투자를 원하는 매수자가 있을 경우 전세 세입자가 구해지는 시점에 맞춰 이사를 나갈 수 있다는 솔깃한 조건을 다는 집주인들도 있다.

반포동 일대 H부동산 공인중개사는 "규제가 풀리고, 점차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비교적 소액으로 매입이 가능한 갭투자 물건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매물 따라 다르긴 해도 10억 언저리에서 갭투자가 된다"며 "이에 맞춰 매물을 내놓은 매도자들 역시 고정된 세입자 전세금을 제외하고 가격 협상이나, 임차인이 없다면 세입자를 구해 이사 시점까지 맞추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매도자의 경우 전셋값이 오르고, 매매가격도 회복세를 보이자 현재 실거래가와 호가를 고려해 어느 정도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이고, 갭투자를 고려하는 예비 매수자의 경우 매입 후 전셋값과 집값 상승이 예상되는 분위기에서 당장 전액을 부담하지 않고 매입할 수 있다는 점이 맞물리면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보합세(0.00%)를 기록했다. 재건축은 0.02% 올라 지난해 7월(0.03%)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고, 일반 아파트는 보합을 나타냈다. 전세시장은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움직임이 둔화하는 가운데 서울은 보합(0.00%)을 보였는데, 강남권 중심으로 전셋값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 등을 위해 신규주택을 취득한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 3년 내 종전 주택을 처분하면 1가구 1주택 적용을 받아 1주택 적용 시 양도세는 면제된다"며 "올 초부터 정부의 규제 완화가 대폭 이뤄졌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도 우세해지면서 갭투자로 시선이 쏠리고 있으나,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향후 하방 압력을 덜 받을 수 있는 곳을 선별해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에 대비한 전셋값의 비율)이 상승하면 갭투자 비율이 증가해 기존 주택 매매시장의 불안을 일으킨다"며 "소위 갭이 줄어들면 전세금을 레버리지 삼아 주택을 사들이는 투기(투자) 목적의 갭투자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1년간 갭투자 거래 증가지역 1위는 서울 송파구로 1천823건 중 236건이 갭투자 거래로 집계됐다. 2위는 노원구(1천485건 중 214건), 3위는 강동구(1천484건 중 195건), 4위는 강남구(1천437건 중 166건), 5위는 성북구(1천175건 중 145건), 6위는 서울 서초구(868건 중 117건) 등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갭투자 거래 건수는 월별 편차를 보이고 있으나, 이들 지역에선 매달 지속해서 갭투자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갭투자는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갭)만큼의 돈만으로 집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원하는대로 맞춰드립니다" 고개 드는 '갭투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