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생명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이하 약관대출) 잔액이 50조원을 넘어섰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급전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약관대출 최고 금리를 낮추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대출 잔액도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51조4천80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7조3천259억원)에 비해 4조여원 증가했다. 생보사의 약관대출 잔액이 5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약관대출은 보험 계약자가 본인의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약환급금의 70~80% 범위에서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뜻한다. 신용등급 조회 등 대출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다.
업계는 약관대출 잔액 증가의 원인이 본격화한 경기 침체와 연관이 있다고 관측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을 해지하거나 약관 대출을 받는 경향을 보인다. 이 때문에 보통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설 때 잔액이 늘어나다 보니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약관대출 잔액은 앞으로도 계속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기 침체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과 최근 생명보험사 일부에서 약관대출 최고 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농협생명은 이달부터 약관대출 최고 금리 상한선을 연 6.5%로 3%포인트(p) 인하했고, 동양생명도 상한선을 종전 9.9%에서 5.95%로 3.95%p 내렸다. 최고 금리 인하는 약관대출 잔액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상생 금융 요청과 맞물려 타 생명보험사도 약관대출 최고 금리 인하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흥국생명은 상생 금융 취지에 맞춰 약관대출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약관대출은 경기 침체와 연동해 잔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수 있는 만큼 약관대출을 받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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