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항공사들이 화물 전용기를 추가 도입하는 등 물류업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화물운송사업자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화물 사업은 특히 네트워크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기업들은 단기적인 시장 상황에 주목하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일본 도쿄 및 오사카에서 제주항공과 함께 일본 물류 관계자를 대상으로 '일본 지역 항공화물 물동량 증대를 위한 공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공사가 화물노선 신규 취항 항공사를 지원하는 '항공화물 인센티브 제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또 최근 일본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지원정책에 따라 일본 내 배터리 항공운송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대되는 만큼 이를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공사는 지난 6월 베트남에서 진행된 설명회를 통해 향후 '동남아~인천~일본' 노선의 환적수요 증가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항공사들도 화물기를 추가 도입하고 글로벌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화물 경쟁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제주항공은 오는 10월 두 번째 화물 전용기 도입을 준비하며 기존 운용 중인 화물 전용기와 동알한 기종의 개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6월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화물 전용기를 도입해 본격적인 사업모델 다각화에 돌입한 바 있다. 이후 올해 5월까지 전자상거래 물품을 비롯해 의류와 기계부품 등 1만3천700여 톤의 화물을 수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지난 16년간 운용해 온 'B737-800NG' 기종의 운영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사업에 대한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화물운송사업을 새로운 수익모델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시장은 코로나 이후 핵심 쇼핑 채널로 부상하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4.4%의 고속성장을 지속해 오는 2024년에는 소매유통시장 내 비중이 19.4%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동북아 지역내 전자상거래 수요를 선점하고 고부가가치 품목인 리튬이온 배터리와 의약품, 반도체 수요를 흡수해 항공화물운송사업자의 입지를 다져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항공사들의 여객 노선 증편이 계속되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재고 부담으로 물동량이 둔화되면서 급격한 강세를 보였던 항공 화물 운임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기준 2019년 4분기 화물 운임은 km당 315원에서 코로나 기간 급등하며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km당 856원까지 급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화물 수송력 증가와 물동량 감소로 올해 1분기 기준 512원까지 하락했으며 2분기에는 465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각에선 반도체 경기 회복이 항공사의 화물 운임에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항공 화물의 30% 이상은 IT 화물로 이 중 반도체의 기여도가 높다. 반도체는 가격이 비싸고 민감한 장비인 만큼 신속한 운송이 중요하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물 운임은 분명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중장거리 노선 공급 제약으로 인해 운임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는 구간에서 국내발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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