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블루, 칼스버그 그룹 공정위 제소…"일방적 계약 해지"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덴마크 맥주 기업인 칼스버그 그룹이 국내 유통업체 골든블루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당했다.

7일 골든블루에 따르면 올해 3월 7일 칼스버그 그룹은 골든블루에 일방적으로 유통 계약 해지 통지서를 발송했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 그룹은 계약 개시 이래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판매 목표와 물품 구매를 강요하는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지속해 왔다"며 "이로 인해 골든블루는 계속적으로 무리하게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었고,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지출한 영업비용은 총순매출액의 약 50%에 이른다"고 말했다.

골든블루는 이와 함께 "골든블루가 투자했던 인적·물적 비용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는 등의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골든블루는 칼스버그 브랜드를 유통하면서 지난 4년간 상당한 수의 인원을 채용하고, B&S(Beer and Sprits) 본부를 신설하는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던 건 칼스버그 그룹과 골든블루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약속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골든블루는 일방적 계약 해지 통지서를 수령한 3월 7일 이후 불공정거래행위와 관련한 손해 배상을 칼스버그 그룹에 요구했으나, 칼스버그 그룹은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하고 있을 뿐 배상과 관련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 그룹이 협상에 임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공정위에 제소했다.

골든블루는 "칼스버그 그룹은 골든블루가 2021년 11월경 다른 맥주그룹인 몰슨쿠어스 베버리지 컴퍼니(MCBC)와 수입·유통 계약 체결을 진행하자 이를 빌미로 계약 연장에 있어 비상식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며 "기존 계약이 만료돼 연장이 필요했던 2022년 1월부터는 지속적인 계약 연장 요청에도 불구하고 1~2개월 단기 연장만을 반복했고, 연장 계약의 조건으로 무리한 계약 조건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칼스버그 그룹은 한국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유통, 마케팅, 물류 조직을 구성하는 등 계약 해지를 위한 사전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골든블루는 2022년 10월말부터 칼스버그 그룹이 단기 계약 마저도 맺지 않음에 따라 무계약 상태에서 칼스버그를 유통했다. 같은 달 칼스버그 그룹은 칼스버그 코리아를 설립했다. 칼스버그 코리아은 올해 5월 초부터 칼스버그 500㎖ 캔제품을 직접 유통, 판매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관계자는 "이번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는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국내 영세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 수단이다"며 "과도한 판매목표와 물품 구매 강요 행위는 물론,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계약 연장에 대한 희망 고문을 하면서 국내 법인 설립 등 기존 계약의 해지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한 것은 모두 국내 기업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명백한 다국적 기업의 갑질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