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 T 세포를 발견했다.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원형탈모는 1~2%의 유병률을 갖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모낭을 침범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원형의 탈모반을 특징으로 한다. 두발이나 우리 몸의 모든 털을 침범할 수 있는 비흉터성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이다.
앓고 있는 환자들은 외모에 많은 변화가 생겨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에 의해 발생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발병 원인은 지금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KAIST 전염병대비센터 센터장) 연구팀이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바이러스면역연구센터장), 석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만성 염증질환인 원형탈모증의 발병 작동원리를 발견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 조직, 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와 림프절의 분석을 통해 가상기억 T 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 원인임을 알아냈다.
가상기억 T 세포는 항원 특이적 자극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피부에서 분비된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키는 곳을 파악했다.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해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해 원형탈모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체 내에서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그 특성을 밝힘으로써, 만성 염증질환과 자가면역질환의 병인, 치료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중앙대병원 석준 교수, KAIST 의과학대학원 조성동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A virtual memory CD8+ T cell-originated distinct cell subset causes alopecia areata through innate-like cytotoxicity)는 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실렸다.
박수형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가상기억 T 세포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 않고, 항원 비특이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된 후 오히려 염증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체 치료제를 신약 개발한다면 다양한 만성 염증질환의 발생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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