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산업은행도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회계상 산업은행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줄고 건전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회계법인을 선정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은행이 보유한 한화오션 보통주 5천973만8천주의 매수 가격 배분과 재무제표상 주식 손상차손(환입) 검토를 위한 주식 가치 평가에 나선다.
산업은행은 공정가치와 사용가치 중 큰 액수를 대우조선해양의 장부가액으로 인식하고 있다. 공정 가치는 한마디로 주식 시세를 기준으로 반영한 회사의 값이고, 사용 가치는 회사의 자산이나 향후 현금 흐름 창출 능력(DCF) 등을 고려한 값이다.
주식 가치 평가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회계적 절차의 일종이나, 이번에 다른 점은 옛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한화그룹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유상증자로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율이 달라지면서 회계상 연결 기준 기업이 아니라 지분법투자주식으로 바뀌어 주식을 재평가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화그룹은 계열사 5곳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대주주(49.3%)로 올라섰다. 간판도 한화오션으로 바꿔 달았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매도하지 않았지만, 지분이 종전 55.7%에서 28.2%로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 주가도 뛰어올랐다. 이날 한화오션 주가는 3만7천750원으로 마감했다. 최근 1년 최저치인 지난해 10월 1만7천250원에 비해 118.8% 증가했다. 한화오션의 신용등급도 좋아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상증자 직후 한화오션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로 상향 조정했다.
산업은행으로선 한화오션이 지분 50%를 넘게 확보한 자회사(종속기업)에서 지분 30%를 밑도는 지분법투자주식(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바뀐다. 이에 산업은행의 재무제표에 미치는 한화오션의 실적 영향도 적어진다. 회계상 보유 지분만큼만 실적에 반영해 적자를 거듭하는 한화오션의 실적 부담을 덜어낸다. 한화오션은 올 1분기에만 1천20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주식 가치 평가와 별개로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관련 여신에 대한 건전성 재분류에도 나설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적으로 한화오션의 여신의 건전성 분류를 다시 해 2분기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그간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큰 숙원 과제이자 짐덩이었다. 지난 15년간의 민영화를 위해 매각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좀처럼 성사되지 못했다. 그사이 조선업계에 불황이 닥치고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져 10조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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