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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주-영상] '샛별' '개밥바라기별' 금성, 그곳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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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지구의 사악한 쌍둥이(earth’s evil twin)’로 부르는 이유는

ESA의 비너스 익스프레스. 금성은 인류에게 많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행성 중 하나이다. [사진=NASA]
ESA의 비너스 익스프레스. 금성은 인류에게 많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행성 중 하나이다. [사진=NAS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샛별.

개밥바라기별.

태양계에서 3번째로 밝은 천체.

지구의 사악한 쌍둥이.

태양계 두 번째 행성, 금성(Venus)을 두고 부르는 이름은 여럿 있다. 금성 전문가들은 ‘지구의 사악한 쌍둥이(Earth’s Evil Twin)’라고도 부른다. 샛별은 새벽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 6시 이후에 개에게 밥을 주는 저녁, 서쪽에서 밝게 빛나는 금성을 볼 수 있어 ‘개밥바라기별’이라 한다. 여기에 금성은 태양계에서 태양, 달에 이어 세 번째로 밝게 빛나는 천체이다.

금성은 지구와 닮았다. 크기와 질량이 비슷하다. 암석형 행성이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기도 하다. 이른바 ‘생명체거주가능 지역(Habitable Zone)’에 있으면서 지구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선(Good)’과 ‘악(Evil)’의 개념에서 지구는 ‘선의 길’, 금성은 ‘악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꺼운 구름층, 온실가스 효과→뜨거운 행성=로리 글레이즈(Lori Glaze) 미국 항공우주청(NASA) 행성과학부 박사는 “같은 크기와 질량 등 비슷한 상황임에도 금성에는 뭔가 나쁜 일이, 지구에는 좋은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금성은 표면온도가 섭씨 480도에 이를 정도로 매우 뜨겁고 구름층 두께가 24km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지옥불’을 상상할 수 있는 곳이란 설명이다. 금성 지표면에서는 납이 녹을 정도이다.

최근 금성 연구 전문가로 알려진 이연주 기초과학연구원(IBS) 행성대기그룹 연구단장은 이 같은 금성에 대해 과거, 현재, 미래의 연구 방향성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금성은 두꺼운 구름층과 온실효과 등으로 태양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해 이른바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NASA]
금성은 두꺼운 구름층과 온실효과 등으로 태양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못해 이른바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NASA]

이 박사는 “금성과 지구는 비슷한 크기, 비슷한 질량, 태양으로부터 비슷한 거리 등 매우 닮았다”며 “금성은 밤하늘에서 매우 밝은 천체로 본격 우주탐사 이전부터 망원경 등으로 연구를 해 왔다”고 말했다.

눈과 망원경으로만 보던 금성 연구는 1960~70년대 들어 탐사선을 보내 근접 연구하는 곳으로 진화했다. 1962년 미국의 마리너2가 최초로 금성에 접근했다. 이어 소련의 베네라4(최초 금성대기 진입, 1967년), 베네라7(최초 연착륙, 1970), 베네라8(최초 착륙 성공, 1972년) 등으로 이어졌다. 금성 연구는 소련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마침내 1975년(베네라9)과 1982년(베네라 13)에 탐사선이 금성의 지표면을 찍는데 성공했다. 각각 흑백과 컬러 이미지를 찍어 지구로 전송해 왔다.

◆금성 탐험 역사와 앞으로 계획은=1978년부터 시작된 NASA의 파이오니어 비너스는 궤도 탐사선과 4기의 대기진입 탐사선(1기 대형, 3기 소형)으로 구성했다. 1989년 미국의 마젤란은 금성의 지표에 대한 지도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이 박사는 이 같은 연구 역사를 소개하면서 “금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96.5%에 이른다”며 “황산 구름과 미확인 흡수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1982년과 2008년 중수소와 일반수소의 비율(D/H)이 금성의 경우 지구의 100~200배 수준이라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 금성이 수소를 많이 잃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박사는 “과거에 금성에도 물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높은 고도에서 우주로 배출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왜, 언제 그렇게 됐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 금성에서 황을 포함한 이산화황이 시간에 따라 급변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아마도 “금성에는 활화산이 존재하고 화산이 폭발할 때 급변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가설이 있다”고 소개했다.

금성의 이 같은 상황은 관련 연구자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같은 상황에서 지구와 금성의 걷는 길이 완전히 다른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성의 이 같은 급격한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급증에 따른 온실효과 때문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보다 구체적 원인이 파악되면 지구의 기후 등 여러 상황을 예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인류는 이 같은 금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한다.

미래 금성 연구는 지금보다 진일보한다. 2029년 NASA는 다빈치를 금성에 보낸다. 화성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여러 가지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어 2031년 유럽우주기구(ESA)는 엔비전 탐사선을 발사한다. 2030년대 초에는 NASA의 베리타스가 금성으로 간다.

이연주 IBS 박사가 지난 23일 과총에서 금성 관련 연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이연주 IBS 박사가 지난 23일 과총에서 금성 관련 연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우리나라도 2026년부터 10년 동안 금성 장기 연구=궤도선과 착륙선을 통해 보다 입체적으로 금성을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금성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의 금성 장기관측 프로젝트(CLOVE)를 IBS에서 수행하고 있다”며 “2025년까지 행성관측용 탑재체를 국내 업체와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궤도에 관련 위성을 올려 2026년부터 운용하고 3년마다 초소형 위성을 발사해 10년 넘게 금성에 대한 장기 관측 자료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관련 위성을 쏘아 올리면 국제적 공동연구가 가능하다고 이 박사는 강조했다. 이 박사는 “NASA와 ESA 등에서 추진하는 미래 금성탐사선 데이터와 우리가 확보하는 장기 관측 자료가 결합하는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금성 탐사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옴란 샤라프(Omran Sharaf) UAE 외기권평화적이용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아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우주개발에 있어) 한국과 UAE의 협력을 앞으로 더 강화해야 한다”며 “심우주 탐사 등 협력할 부분이 많고 UAE가 현재 진행 중인 금성 탐사와 소행성대 탐사 등에서도 협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태양 연구를 위한 탐사선인 파커솔라탐사선은 2020년과 2021년 금성을 근접비행하면서 지표면 이미지를 찍은 바 있다. 파커솔라탐사선은 2024년 금성을 마지막으로 근접비행하면서 여러 데이터를 다시 확보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금성 탐사는 아직 초기 단계이다. 여러 우주개발에서 우리나라가 금성연구를 통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다만 금성의 현재를 두고 여러 가설만 존재하는 상황에서 금성 연구를 이끌 수 있는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 연구단장은 독일 막스플랑크 태양계 연구 연구소(MPS)에서 박사과정 연구를 진행하며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과대(TU Braunschweig)에서 자연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우주과학연구소(ISAS) 등 세계 연구소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 갔다. 2019년부터 독일 항공우주센터(DLR)와 베를린 공과대(TU Berlin)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금성 대기의 자외선 반사도와 동서풍속 사이의 연관성 연구’ ‘금성 관측을 통한 지구 외행성 대기 확인 연구’ 등 금성 연구의 전문가로 통한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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