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교통사고는 몸뿐 아니라 정신까지 파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큰 사고일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는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1.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1위를 차지한다.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5.9명으로 29위를 차지했다.
최근 10년 동안 자동차 등록 대수가 증가하는 것에 비교하면 사망자, 부상자 수 모두 줄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관련 통계를 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5천392명→2,916명, 부상자는 34만4천565명→29만1천608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교통사고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건, 사고이다. 본인이 사고를 당하지 않아도 가족이나 친구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했을 때, 자신이 사고를 경험했을 때 ‘죽을 뻔했다’는 등의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기 마련이다. 정신적 외상을 겪는다. 정신적 외상을 겪는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본인이나 가까운 사람이 죽을 뻔 한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이후에 반복적으로 그 사건이 떠오르고, 그와 관련된 자극을 피하려고 하며, 인지와 기분에 부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정선용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교통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환자를 보면 크게 다치지 않았어도 사고 이후 운전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수석에도 타지 못하고 뒷자리에 앉아 눈을 꼭 감고 불안을 참아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잠도 잘 못 자며, 무슨 일에도 즐겁지 않은 상태가 이어진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우울해하고 교통사고 꿈을 꾸거나 내용을 기억하진 못하는데 꿈에서 놀라서 깨는 등 증상이 지속한다.
이 같은 외상 후 스트레스는 인지행동치료나 감정자유기법(EFT, Emotional Freedom Techniques)으로 치료 가능하다고 정 교수는 조언했다.
감정자유기법은 지금 고통을 주는 기억이나 감정에 집중한 다음, 인체의 혈 자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려서 경락 기능을 활성화하고 그를 통해 기억이나 감정을 다시 받아들여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기법이다.
경락 기능은 신체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도 효과를 미친다. 현재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 확언과 경락 기능을 활성화하는 두드림을 통해, 사건 사고로 인해 생긴 고통을 받아들이고 다시 처리해 반복 재생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정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질환 특성상 언제 어디서든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수 있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부작용 없이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감정자유기법은 많은 도움이 된다”며 “감정자유기법은 재난 트라우마의 한의사 진료매뉴얼에도 소개돼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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