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더 오르기 전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역전세난을 고려해 아직 기다려야 한다는 수요자들로 나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주택 매수를 결정한다면 '본인의 자금 부담 여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가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 상승에서 0.04% 오르며 상승폭이 늘어났다. 서울의 경우 지난주보다 0.04% 오르며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강남 3구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 8일 22억5천만원에 팔렸다. 해당 평형은 올해 1월 17억9천500만원까지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도 지난 14일 23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19~20억원 대 아래로 떨어졌었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84.94㎡도 지난달 17억5천800만원에 거래됐는데 동일 면적이 1월에는 15억9천만원에 거래됐다.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올해 1월(91.5)부터 5개월째 상승세다. 국토연구원의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2.0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4는 보합, 115 이상은 상승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서울은 지난 4월 110.3에서 5월에는 117.3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4월(123.7) 이후 1년 1개월 만에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경기(115.8)와 세종(127.3), 충북(115.3), 강원(117.4) 등의 소비심리지수도 상승 국면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역전세난이 발생하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싸게 급매를 내놓는 상황이 잦아지면 다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이후 주택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지난해 1월 25.9%(51만7천가구)에서 올해 4월 52.4%(102만6천가구)로 2배가량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현재 같은 상황에선 수요자의 '자금 부담 여력'이 매수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조언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지금 매수를 고려한다면 가장 중요한 건 대출 등을 포함한 본인의 자금부담 여력"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최대 한도 내에서 본인과 배우자 등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고 원하는 매물이 있다면 매수를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장 상황에선 타이밍을 재는 건 크게 의미 없다"며 "큰 추세로는 최고점 대비에선 떨어진 상태고 아직 하락기라서 괜찮다고 본다. 오히려 시장이 돌아가는 타이밍을 재다보면 원하는 물건을 적시에 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내 집 마련에 있어 타이밍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 메리트"라며 "집을 꼭 사야겠다면 고점이었던 2021년 10월 대비 가격이 저렴한 지 여부와 분양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10% 이상 저렴한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역전세로 인한 집값 하락 가능성에 대해선 시장의 우려만큼 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병탁 팀장은 "역전세난이 하나의 하방 압력 요인이긴 하고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것 같다"면서도 "전체적으로 (정부에서) DSR 완화도 하고 일정 부분 대비하고 있어 시장에서 우려하는 만큼 폭탄처럼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집값의 향배는 역전세난 해소, 기준금리 인하, 실물경기 회복에 달려있다"면서도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급락해 추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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