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어떤 이들은 탄소배출량 상쇄에만 관심이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퓨어스토리지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사용하는 대규모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가 가장 큰 전력 사용처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이유다."
퓨어스토리지 공동 창립자인 존 코즈 콜그로브 최고비전책임자(CVO)는 지난주 막을 내린 '퓨어 엑셀러레이트 2023'에서 이같이 밝혔다. 퓨어스토리지의 목표는 전 세계 모든 데이터센터 스토리지를 올플래시(All-Flash)로 전환하는 것이다. 올해 컨퍼런스에서는 2028년을 하드디스크 퇴출 시점으로 못 박는 등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다.
◆"2026년 IT 장비 3대 요인 중 하나는 지속가능성"
IDC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은 2026년까지 IT 장비를 결정하는 3대 요인 중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디지털 인프라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작업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는 기업이 장기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거나 향상하는 활동을 '지속가능성'으로 정의한다. 다른 말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산업 특성에 따라 기업 재무상태와 영업 성과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판단되는 지속가능성 사안은 '산업별 중대성(Industry Materiality)'으로 분류한다. 국제회계기준(IFRS)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이달 말 ESG 공시기준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SASB는 IT 산업의 ESG 평가 핵심 영역으로 ▲에너지 관리 ▲고객 프라이버시 ▲데이터 보안 ▲직원 참여‧다양성‧포용 ▲경쟁 행위 ▲체계적인 위험 관리를 제시했다. SASB는 "데이터센터 냉각은 에너지·물 소비 균형 문제와 직결된다"며 "데이터센터 규모·성능에 대한 의사결정은 비용 관리와 전력‧냉각수의 안정적인 확보, 평판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고 전했다.
버티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지구촌 전체 전력 소비량의 3%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설비는 연간 20~50MW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이는 3만7천 가구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2030년에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3000테라와트시(TWh) 수준으로 증가해 전체 전력 소비의 8%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퓨어스토리지의 주력 제품인 스토리지는 데이터 저장장치로, 서버 등과 함께 데이터센터 내 핵심 장비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스토리지는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소비량의 20~25%를 차지한다. 에릭 버게너 퓨어스토리지 기술 전략 부문 디렉터는 "향후 대부분 기업에서 생성된 데이터의 양이 매년 30~4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현재 스토리지 구매 기준인 성능과 가용성, 확장성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 관련 다양한 기준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와 아일랜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데이터센터 건설이 제한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의 요인에 따라 향후 강화될 전망이다.
퓨어스토리지에 따르면 만약 올해부터 전 세계 모든 저장 인프라가 퓨어스토리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 2030년까지 약 371TWh의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비용을 0.2달러로 고정했을 때 약 74조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올플래시 스토리지로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플래시는 디스크 대비 데이터센터 상면(공간)을 최대 10배 절약할 수 있고 전력량은 7배, 발열량은 6배 줄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올플래시 경쟁사 대비해서는 전력·공간 효율성이 2~5배 더 높다.
◆비정형 데이터 ↑…"디스크는 환경적 요인으로 감당 불가"
퓨어스토리지는 올해 행사에서 4세대 '플래시어레이//C'와 '플래시어레이//X'를 공개했다. 플래시어레이//C 4세대 모델은 성능과 메모리 속도가 각각 최대 40%, 80% 향상됐고, 30%의 인라인(inline) 압축으로 스토리지 용량 확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최대 74%의 총소유비용(TCO) 절감이 가능하다.
찰리 쟌칼로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전력·공간 효율성 ▲TCO 절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SW) 관리 ▲구독형 스토리지 프로그램 '에버그린'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 10년 간 하드디스크는 하나의 아이콘이었지만 현재는 아니다"며 "기업용 대용량 저장장치와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두 곳에서만 디스크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미 파울러 퓨어스토리지 부사장 및 플래시블레이드 사업부 총괄은 플래시 스토리지 성장세를 견인한 것은 비정형 데이터 비중 확대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정형 데이터 대비 비정형 데이터 처리는 고성능의 스토리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파울러 부사장은 "비정형 데이터의 증가 추세는 기업이 올플래시를 채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현재는 올플래시 성능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티어2 유형의 워크로드에도 올플래시 전환이 가능한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크 드라이브는 물리적으로 한계에 직면했을 뿐만 아니라 플래시 보급이 늘어나는 등 시장·환경적 요인으로 제품 성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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