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인공지능(AI)이 촉발시킨 저작권 논란에 대해 창작 업계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창작물의 핵심은 결국 저작권으로 귀결되는데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의 경계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저작권 침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이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AI가 내 창작물을 학습하면 어쩌나…파악도 어려워"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아이뉴스24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 수집이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허락 없이 창작물을 수집한다면 이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저작권 침해로 피해를 호소한 사례는 아직 없다"면서도 AI 저작권 논란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웹툰산업협회는 콘텐츠 제작·유통사 50여 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AI 창작에 대해 세부적으로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서 회장은 언급했다.
그는 "창작자 중에는 자신의 데이터를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 있는가 하면 창작물 활용이나 제공에 대해 대가를 받는 것을 선호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며 "그 때문이라도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는지 명확히 해야 하고 무단 사용을 막는 규칙이나 지침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웹툰 작가 단체인 웹툰협회의 권창호 사무국장도 "AI와 관련해 작가들 사이에서는 격앙된 분위기가 있다"고 전하며 "AI가 데이터 학습을 통해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작품이나 창작물이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국장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있는데 고유의 그림체를 AI가 모방해 학습한다면 창작자의 시간과 노력을 도둑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큰 문제는 AI가 누구의 창작물을 학습해 모방하는지, 학습 전에 동의를 구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권 국장은 저작권 논란이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AI 모델은 대부분 해외 개발사가 만든 것이어서 창작물을 썼다고 해도 실제로 데이터 학습에 활용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권 국장은 "공개된 경로로 투명하게, 다른 저작권자의 저작권을 인정하면서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제도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작가들의 의견 수렴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 음악 창작도 AI 우려...음저협은 저작권 관련 TF 구성
음악 창작 업계도 AI 저작권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음악 저작권 신탁 관리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AI 학습에 음악 창작물이 데이터로 사용될 가능성과 관련해 저작권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악곡(멜로디) 위주의 짧은 곡이 대부분인 점을 고려하면 AI가 인간 창작자의 역할을 흉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협회는 회원들의 공감대를 토대로 협회 안팎의 다양한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창작자들에게 저작권 문제는 매우 민감하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TF를 만들어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법률 자문도 구해 다각도로 검토할 게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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