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올해 들어 부채비율이 약 1만%까지 치솟는 등 효성화학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효성화학의 신용도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에서 'A-'으로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A-' 수준까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일 효성화학의 이익창출력과 재무구조가 저하됐다며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낮췄다.
실제로 효성화학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지속하며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간 연결기준 총 3천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453억원의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천632%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3개월 만에 9천959%까지 폭증했다. 지난 2021년 말 부채비율이 509%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배나 치솟은 것이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PP)과 테레프탄산(TPA), 필름(PET·나일론·TAC필름), 삼불화질소(NF3) 등의 화학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폴리프로필렌(PP) 업황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그에 더해 지난 2018년 신설된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을 떠안으며 적자 폭을 키웠다.
효성화학이 실적 부진으로 누적 적자 규모가 커지며 자기자본을 깎아 먹기 시작하며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졌고, 자본잠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이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현재 효성화학의 자본금은 159억5천63만원이다. 1분기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329억6천39만원, 현재의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자본잠식이 현실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현지 공장 신설에 따른 투자 확대와 지속되는 실적 부진이 효성화학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조5천억원을 투입한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이 지속되는 설비 문제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544억원, 2021년 605억원에 이어 지난해 3천137억원 등으로 확대됐고, 자본총계는 3월 말 기준 -71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효성화학은 자본잠식에 빠진 베트남 법인의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 유상증자를 통해 1천597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기존에 빌려줬던 대여금 1천331억원도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 효성화학이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베트남 신규 설비 안정화 지연 등으로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는 등 이익창출력이 크게 저하됐다"며 "업황 부진과 베트남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더디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또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으로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으로 확대됐고, 실적 부진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큰 폭으로 저하됐다"며 "베트남 증설투자 완료로 향후 투자 부담은 감소할 전망이지만, 업황 부진에 따른 이익창출력 개선 지연, 확대된 이자비용 부담 등을 고려하면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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