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황과 반도체 한파로 실적 직격타를 입은 삼성전자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르면 다음 달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기 인사설이 솔솔 제기되면서 대상자가 누가 될 지를 두고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7윌 중에 '원포인트' 인사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 실적 악화에 삼성 '위기'…사업지원TF 결단 내릴까
올 들어 삼성전자는 실적이 악화되자 각 사업부별로 개선책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사업부는 지난 2021년 말 한종희·경계현 체제로 세대교체된 후 글로벌 경기 악화와 반도체 불황 등이 겹치면서 실적이 갈수록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TV, 가전 등을 담당하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가 가장 큰 위기를 겪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VD(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사업부 영업이익은 1천9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천억원)의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직전 분기(영업손실 600억원) 대비로는 흑자전환했으나, 증권가 컨센서스(4천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반면 경쟁사인 LG전자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LG전자의 올해 1분기 H&A(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영업이익은 1조2천191억원으로 전년 동기(6천340억원) 대비 92.3% 증가했다. 합산 매출은 11조3천813억원이다.
특히 H&A가 1분기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이번 H&A 영업이익은 LG전자 연결 기준 전체 영업이익의 68.0%를 차지했다. H&A 매출도 전년 동기와 견줘 0.6% 늘어난 8조2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면 LG전자가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하게 가전을 판매하고도 더 많은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견실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TV 부분에서도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2천3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TV·가전 부문의 합산 영업이익을 압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 부회장이 맡고 있는 역할이 많아 사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이 다소 영향이 있다고 봤다. VD사업부는 용석우 부사장이 부사업부장을 맡아 한 부회장을 지원하고 있지만, 생활가전사업부는 한 부회장이 혼자 맡고 있는 상태다. 무선사업과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있는 MX사업부도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맡고 있지만, 한 부회장은 이를 모두 총괄하는 DX부문장이란 점이 부담 요소다. 결국 한 부회장이 총괄하는 곳은 생활가전과 VD, 무선사업, 네트워크 등 4개의 세트 사업부로, 짊어져야 할 짐이 상당히 많다.
업계 관계자는 "한 부회장이 지난해 초 VD 사업부장직까지 맡았던 것은 워낙 자타 공인 국내 최고 TV 전문가였던 만큼 대체할 인물이 많지 않았던 데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업무 소화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생활가전사업부에서도 한 부회장 만큼 추진력이 강한 인물을 내부에서 찾기 힘들어 이처럼 운영되고 있지만, DX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사다난한 생활가전사업부를 이끌어 간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실체 없는 소문일 뿐…사실 아냐"
'7월 조기 인사설'의 배경에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기설이 진원지로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기설 속에 반도체 선행기술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조직인 반도체연구소를 중심으로 갑작스런 인사가 단행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조기 인사설이 나오고 있는 듯 하다"며 "삼성전자가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연차에 상관없이 인사에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분위기로 봤을 때 사내 인적 쇄신을 도모하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실체가 없는 소문일 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도 한 부회장, 경 사장이 등기이사이자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절차 상으로 이들을 갑자기 교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 전체 실적 악화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분위기가 뒤숭숭한 듯 하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해도 최근 '조기 인사설'까지 흘러나온 것은 그 만큼의 위기를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등기임원을 중심으로 한 일부 개편이 있을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한 부회장과 경 사장 체제를 바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한 부회장이 겸임하고 있는 사업부가 많은 만큼 역할을 다른 이들에게 다소 나눌 수는 있을 듯 하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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