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아내 사망' 보험금만 95억…남편, 삼성생명 31억 소송서 이겨

[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교통사고를 가장해 만삭 아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남편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사망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또 다시 승소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9부(성지용 백숙종 유동균 부장판사)는 이모(53)씨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 2심에서 "일시금으로 이씨에게 2억200만원을, 이씨 자녀에게 6천만원을 각각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삼성생명이 이씨와 자녀에게 2055년 6월까지 매달 총 6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보험사가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 총액은 31억여원이다.

이씨는 지난 2014년 8월 23일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동승했던 임신 7개월의 아내(당시 24세)는 사망했다. 검찰은 이씨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내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수익자로 한 보험 25건에 가입한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이씨를 살인·보험금 청구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이씨가 가입한 보험금 총액은 원금만 약 95억원, 지연이자를 합치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범행동기가 선명하지 못하다"면서 살인·사기 등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2021년 3월 금고 2년을 확정했다.

이씨는 삼성생명 외 다른 보험사들을 상대로도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하급심 판결이 보험사마다 엇갈리던 와중 지난 4월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대법원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결론이 나면서 이후 판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는 이씨가 제기한 보험금 소송 중 판결이 최종 확정된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