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 특히 면세점 업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 역시 증가 추세다. 하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은 아직 묶여 있어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입국자 수는 92만323명으로 전월 대비 9.8%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559.2%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발 입국자의 증가가 눈에 띈다. 지난달 외국인 입국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중국으로 전월 대비 40.9% 증가했다. 미국(20.4%) 타이완(21.2%) 태국(25.9%) 등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중국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입국자 수는 11만1천49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2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발 입국자 수는 지난 1월만 해도 3만여 명에 불과했는데, 2월 중국인 단기비자 발급 제한 조치가 해제되고, 3월 PCR 검사 의무가 해제되면서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 1~4월 중국발 외국인 입국 규모는 23만7만805명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3만1천346명과 비교하면 65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단순히 중국발 방문객 증가로 면세점이 성과를 내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인 데다가 매출 증가 효과가 덜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중국인 입국자수는 1월 41만1천940명, 2월 48만1천499명, 3월 51만326명, 4월 51만2천651명으로 40~50만명 수준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인 매출 증가 속도 역시 더딘 편이다. 중국발 입국자가 늘어났지만 개별 관광객이 대부분인 영향도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한국행 단체 관광비자를 풀지 않은 채 개별 관광만 허용하고 있다.
오히려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의 매출이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의 일본인 고객 매출은 지난해 대비 약 79% 신장했다. 태국과 베트남, 대만 등 동남아 고객 매출은 약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면세점 업계가 다이궁(보따리상)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를 조정하면서 관련 매출도 감소했다. 다이궁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일을 맡는데 주로 중국인이다.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자 면세점들은 다이궁에게 정상 가격의 40~50%를 수수료 명목으로 환급해줬는데 최근 업계는 시장 정상화를 목적으로 수수료를 줄였다. 수수료 금액이 줄자 다이궁의 발길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의 관계가 언제 또 악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적도 작용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3월과 비교해 4월 중국인 방문자가 늘었지만 매출 효과가 유의미하지는 않다"며 "MICE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행 단체 관광 비자가 풀려야 중국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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