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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2023] 화웨이 기술력의 '심장부' 中 옥스 혼 캠퍼스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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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인력 2만5천명·지원 부서 인력 4천500명 등 약 3만여 명 근무
삭막한 R&D센터 아닌 휴양지 분위기…직원 편의 위한 이동시설도 구비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180만㎡(제곱미터) 면적에 유럽 건축 양식을 본딴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호수 물결 위로 비치는 아치형 창문과 둥근 돔 지붕, 뾰족한 첨탑은 영화 속 호그와트성 모습을 연상시킨다. 호그와트 급행열차와 같은 이동수단이 이곳에서도 상시 운영된다. 연구개발센터(R&D)라기보다는 중세 유럽 도시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화웨이의 중국 R&D센터 '옥스 혼(Ox Horn) 캠퍼스' 이야기다.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 '옥스 혼(Ox Horn) 캠퍼스 내 한 건물. 유럽 고딕 양식 건축물 외벽에 담쟁이덩굴이 자라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18일 오후(현지시간) 방문한 화웨이 R&D센터 '시 리우 베이 포춘(Xi Liu Bei Po Cun)'는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 있다. 이곳에 위치한 위역 호수인 '송산호'의 지형이 마치 황소 뿔 형태를 닮았다 하여 '옥스 혼 캠퍼스'라고도 불린다.

◆ 트램, 흑조, 보안센터 등 화웨이의 자랑...약 3만여 명 종사

총 12개의 Zone(구역)으로 구성된 옥스 혼 캠퍼스는 그 규모가 여의도 면적 절반에 달한다. 캠퍼스 내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여유로운 근무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연구·개발자가 일하는 공간이라는 딱딱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고 아름다운 휴식처라는 인상을 강하게 전한다.

옥스 혼 캠퍼스는 2019년 완공됐다. 이후 화웨이 중국 선전 본사의 R&D 인력 대부분이 이곳 둥관으로 옮겨왔다. 선전에는 일부 인력만 남았다. 둥관에는 R&D 인력 약 2만5천명, 지원 부서 인력 약 4천500명 등 3만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화웨이 제품 개발을 비롯해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 이론 분야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옥스 혼 캠퍼스 내 이동수단 '트램'이 운행 중인 모습. [사진=안세준 기자]

영화 해리포터에 호그와트 익스프레스 열차가 있다면 옥스 혼 캠퍼스에는 7.8미터 크기의 '트램'이 있다. 외견은 자연조건 지형을 극복한 스위스의 명물 '필라투스 산악열차'를 닮았다.

호그와트 익스프레스가 증기 기관차라면 트램은 전기로 운영된다. 캠퍼스 내 총 3개 노선이 있고, 각 역에서 무선 충전하는 식이다. 트램은 1회 무선 충전 시 1~2km 이동이 가능하다.

트램은 화웨이 직원들이 통근하거나 캠퍼스 내 이동할 때 이용한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평일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운행된다. 평일에는 화웨이 직원과 초청 방문객들이 이용한다. 주말에는 직원 가족들도 이용할 수 있다.

트램을 타며 바라본 바깥 풍경은 유럽의 호젓한 마을을 통째로 옮긴 놓은 듯 이국적이었다. 화웨이 연구개발(R&D)의 심장부는 그렇게 '공간이 의식을 결정한다'는 레토릭을 실천하며 곳곳이 품격과 자부심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 '옥스 혼(Ox Horn) 캠퍼스 건물 전경. [사진=안세준 기자]

옥스 혼 캠퍼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은 '흑조(블랙스완)'이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거금을 들여 구매해 이곳 옥스 혼 캠퍼스에 살고 있다. 화웨이가 흑조만큼 자랑스러워하는 곳이 둥관 사이버 보안 투명성 센터로, 이번에 국내 취재진에 처음 공개됐다.

사이버 보안 투명성 센터는 면적만 1만7천 제곱미터다. 센터는 전시장·고객 커뮤니케이션 공간, 검증 설비 구역(1층), 고객 대상 독립적 검증 구역(2층), 화웨이 독립 사이버 보안연구실(3,4층) 등으로 구분돼 있다.

화웨이는 2011년부터 사이버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기업의 중요한 개발 전략 중 하나로 간주했다. 2018년에는 이사회로부터 최우선 강령으로 명시됐다. 화웨이는 사이버 보안·개인정보 보호를 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사이버 보안 투명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화웨이 둥관 사이버 보안 투명성 센터 입구 전경. [사진=안세준 기자]

◆무인차·기숙사 운영… 2022년 연구개발비만 30조7천400억원 투입

보안 핵심 기술과 고객사 정보가 있는 곳이다보니 보안이 철저해 정해진 장소 외에는 사진 촬영이 제한된다. 관계자가 없으면 단독 이동도 불가능하다. 화웨이 관계자는 "사이버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고자 설립됐다"며 "(5G·기지국 등) 코어망 제품의 보안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테스트를 하고 조기에 취약성을 발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스 혼 캠퍼스에서는 화웨이가 개발한 무인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다. 캠퍼스 내 이동을 위한 용도다. 무인 자동차는 최대 시속 60km까지 주행할 수 있지만 캠퍼스 내에서는 안전을 위해 25km로 제한돼 있다. 1회 충전으로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다.

텐진 스마트 항구 내 적용된 자율주행과 동일한 기술이 적용된 화웨이 옥스 혼 캠퍼스 내 무인 자동차 모습. 이용객들이 무인 자동차를 타고자 기다리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화웨이 옥스 혼 캠퍼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R&D 인력 대부분은 석사 박사 출신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많은 직원들이 시안 전자 과학 기술(X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대학교 출신"이라고 말했다.

옥스 혼 캠퍼스 내 직원 기숙사는 1~3인기 거주하며, 화웨이가 요구하는 조건을 채우면 매매도 가능하다. 매매 조건은 화웨이에서 3~5년 근무하고 15~19레벨(Level) 사이 직원이어야만 한다. 화웨이에 따르면 시작 레벨은 13이며 최고 레벨은 23이다.

기숙사는 1평당 8천500위안에서 9천위안으로 약 170만원 안팎이다. 20평 규모 기숙사를 3천400만원 가량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가 평균 약 4만위안(약 756만원, 평당)인 것을 비교하면 4.5배 더 저렴하다.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 '옥스 혼(Ox Horn) 캠퍼스 건물 전경. [사진=안세준 기자]

연구개발에 대한 화웨이의 집념은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화웨이는 2022년 연구개발비로 약 30조7천400억원을 지출했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비는 무려 186조2천950원에 달한다.

화웨이 옥스 혼 캠퍼스 지도. [사진=화웨이]
/중국 둥관=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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