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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국내에선 '찬밥'이지만…미국 시장에서 꽃피운 K-태양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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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큐셀, 美 태양광 모듈 분야 1위 수성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뒷전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최근 국내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K-태양광'이 북미 시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덕분에 국내 태양광 업체들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된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1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33.7%의 점유율로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 점유율 수치는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역대 최고다. 상업용 모듈 역시 17.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차고에 설치된 한화큐셀의 '큐피크 듀오 블랙' 태양광 모듈. [사진=한화큐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차고에 설치된 한화큐셀의 '큐피크 듀오 블랙' 태양광 모듈.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이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달성한 데에는 주력 제품군인 '큐피크 듀오(Q.PEAK DUO)' 시리즈가 주요한 역할을 했다. 시리즈 중 최신 제품인 큐피크 듀오 G11S는 대형 웨이퍼를 사용해 출력을 극대화한 제품으로 최대 출력이 605와트피크(Wp)에 달한다. 또 한화큐셀은 '올블랙(All-Black)'으로 제작된 '큐피크 듀오 블랙' 모듈을 미국에서 판매하며 심미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주택용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미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태양광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약 4천300억 달러(한화 약 567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국 내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고 재생에너지를 큰 폭으로 늘리는 IRA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한화큐셀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지난해 주택용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약 6기가와트(GW)로 나타났다. 또한 EIA는 올 한해 미국에 새로 설치될 전체 발전설비의 54%가 태양광 발전설비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지난달 6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태양광 모듈 공장에서 미국 최대 태양광 밸류체인 프로젝트 ‘솔라허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화]

◆국빈방미 당시 MOU 중 태양광 관련은 '0'건

하지만 국내 여건은 미국과는 상반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급속한 성장을 이뤘던 태양광 사업은 현재 여러 이유로 주춤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산을 벌목하고 패널을 설치하는 등 환경 파괴 논란을 불러왔고, 지난해 정권 교체 후 '전 정권의 꼬리표'가 된 까닭이다. 에너지업계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역점 정책이었던 관계로 지금의 윤석열 정부에서 전면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 특별연설에서 기후 위기와 관련한 해법으로 '원전 확대'를 제시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기업과 미국기업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총 1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태양광 관련 내용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수소 분야에 MOU가 집중됐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런 기조 아래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기존 30.2%에서 21.6%로 축소했다. 태양광·풍력 발전 비율도 87대13에서 60대40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위기의 국내 태양광 산업

이웃 나라 중국은 정부 주도로 태양광 산업을 육성해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2021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폴리실리콘의 76%, 웨이퍼 97%, 태양전지 84%, 모듈 77%를 점유하고 있다. 과거 세계 3위의 폴리실리콘 생산국이었던 한국은 국내 제조 여건 악화로 대부분의 공장이 가동을 멈춘 상태다.

경북 상주 오태 저수지 수상 태양광 발전 전경 [사진=LG CNS]
경북 상주 오태 저수지 수상 태양광 발전 전경 [사진=LG CNS]

지난 2월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32.2% 감소한 7천14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1.5% 증가한 5억9천850만 달러다. 태양광 중간재인 셀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92.9% 줄어든 2천85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18.2% 증가한 3억6천370만 달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고 태양광 업계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종사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 의욕은 바닥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솔라 허브'로 부동의 1위 노리는 한화

한편,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구축 중인 태양광 생산기지인 '솔라 허브'가 2024년부터 가동되면 한화큐셀의 미국 시장 내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큐셀의 브랜드 디자인이 적용된 미국 조지아 공장 [사진=한화큐셀]
한화큐셀의 브랜드 디자인이 적용된 미국 조지아 공장 [사진=한화큐셀]

솔라 허브는 잉곳-웨이퍼-셀-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가치사슬 전반을 한 곳에서 생산할 수 있는 북미 지역 최초의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다. 이곳에서 생산된 태양광 제품은 지난해 IRA가 발효됨에 따라 미국 정부로부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4년부터 최대 생산량으로 가동할 경우 총 8억7천500만 달러(약 1조1천585억원)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솔라 허브가 완공되면 한화큐셀은 미국에서만 각 3.3GW의 잉곳, 웨이퍼, 셀 연간 생산능력과 8.4GW의 모듈 연간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8.4GW는 실리콘 셀 기반 모듈을 만드는 기업의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이사는 "솔라 허브가 본격 가동될 2024년 이후에도 미국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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