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새 회계기준 혼란에 가이드라인 제시한다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금융당국이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 등 특정 계리적 가정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IFRS17 도입과 함께 보험사에 최적의 계리적 가정을 사용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했지만, 역효과가 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오후 3시 서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23개 보험회사 재무 담당 임원과 간담회를 하고 계리적 가정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적용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이 전체 보험사의 재무 담당 임원을 호출한 이유는 제각각인 계리적 가정이 이익의 왜곡을 부른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IFRS17은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으로 보험사별로 최적의 계리적 가정을 사용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자율성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손익 구조에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낙관적인 가정을 할 땐, 초기 이익은 증가하지만 결국 손실로 돌아와 미래의 재무 부담이 커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실손보험 손해율에 관한 가정이다. 보험사가 실손보험의 미래 갱신보험료를 과도하게 인상하는 가정을 적용해 재무제표를 산출하면 단기적으로 실적이 개선되는 착시효과가 나타난다. 당장은 보험부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부적절한 가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예실차(예상치와 실제값의 차이)가 드러난다. 결국 조정이 되고 특정 시점에는 보험사의 부채 부담으로 돌아간다.

금감원은 보험회사에 계리적 가정을 자체 점검해 적정하게 적용할 것을 당부하고 주요 사항에 관해서는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차수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 가정은 물론 자의적 판단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추가로 조사해 중요도 순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가이드라인 적용 시기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보험사가 단기 실적을 높이기 위해 보험 기간을 최대한 확대해 상품을 구성하고 집중적으로 판매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며 "상품을 무리하게 팔면 해당 상품이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관련 가정이 변할 땐 큰 재무적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보험사의 보험계약마진(CSM)가 과대 계상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당하거나 합리적인 가정을 했어도 변동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상품구성)으로 변동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SM은 보유한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추정하는 미실현 이익을 뜻한다. 사망률과 위험률,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을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규모에 달라진다.

차 부원장보는 "합리적인 계리 가정이 반영되면 비합리적인 부분이 고쳐질 것"이라며 "2분기 재무제표 자료의 신뢰성은 전 분기에 자료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