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올해 3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서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침체기에서 벗어나 올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판매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3일 WSTS(세계 반도체 시장통계기구)에 따르면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390억8천300만 달러(한화 약 52조4천103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달(390억7천만 달러)에 비해 0.3%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 3월 반도체 매출은 전월 대비 유럽(2.7%), 아시아 태평양(2.6%), 중국(1.2%)에서 증가했지만, 일본(-1.1%)과 미주(-3.5%)에서는 감소했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해서는 아시아태평양(-22.2%), 중국(-34.1%)에서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미주(-16.4%), 유럽(-0.7%), 일본(-1.3%) 등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글로벌 반도체 판매는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 5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왔다. 이 탓에 3월에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3%, 직전 분기 대비 8.7% 감소한 1천195억 달러(159조9천866억원)에 그쳤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13조7천300억원, 영업손실은 무려 4조5천80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하락한 5조881억원, 영업손실은 3조4천2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3월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소폭 상승세를 보인 데다 삼성전자가 최근 감산에 나섰다는 점, 하반기 반도체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침체기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존 뉴퍼 SIA 회장은 "올해 1분기 반도체 판매는 거시경제 역풍과 경기 순환의 영향으로 인해 계속 감소했다"며 "그러나 3월에는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월별 판매가 증가하면서 향후 몇 달 동안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말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이어진 재고 조정으로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감소함에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런 수요 회복은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서버 스토리지와 같은 기업향 응용처 대비 일찍 시작됐던 모바일과 PC 등 소비자향 제품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말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업계의 감산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최근의 시황을 반영한 생산 조절 영향이 더해진다면 3분기부터는 시황 개선과 함께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은 내년에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되면서 가격이 반등하고 매출 역시 올해 보다 8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도 내년에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매출이 올해보다 60.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내년에 메모리 업계를 중심으로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가트너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한 923억 달러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70% 증가하며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D램 시장은 내년에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되면서 가격이 반등하고 D램 매출 역시 86.8%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낸드도 2024년에 다시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매출이 60.7%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이후 고객들의 재고가 충분히 축소되고 4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살아나면 반도체 업황은 낮은 생산 증가율에 힘입어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내년에도 설비 투자 지속 축소에 따라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올해에 이어 매우 낮을 가능성이 높아 수요의 회복과 함께 내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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