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최근 자주 발생하는 자율주행 교통사고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자율주행을 위한 센서 렌즈 표면 스크래치를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치유 렌즈 소재가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김진철·박영일·정지은 박사 연구팀과 경북대 김학린·정인우 교수 연구팀은 자율주행차의 센서에 생기는 스크래치가 스스로 치유되는 소재를 선보였다.
이번에 개발된 자가치유 광학 소재를 자율주행차의 센서에 활용할 경우 제품의 사용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표면 손상으로 인한 오작동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미래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렌즈는 빛을 모으거나 분산시키는 도구이다. 카메라, 휴대폰, 안경, 거리 측정용 센서 등 일상의 수많은 광학기기에 사용한다. 렌즈 표면이 스크래치 등에 의해 손상되면 광학기기에서 받아들이는 이미지나 광신호는 실제와 비교해 심하게 왜곡된다.
자율주행차의 라이다(LiDAR) 센서나 이미지 센서 등의 비전 시스템 인식 오류와 오작동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자율주행 차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센서 표면의 흠집으로 인해 신호 왜곡이 발생하면 자율주행차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화학연, 경북대 공동연구팀은 돋보기와 같은 간단한 도구를 사용해 햇빛을 모으면 센서 표면에 생기는 긁힌 자국을 60초 이내에 제거할 수 있는 투명한 렌즈 소재를 개발했다.
자가치유가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고분자 내 분자 이동이 자유롭고 소재가 유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렌즈나 렌즈 보호용 코팅 소재는 단단한 물질로 이뤄져 있다. 자가치유 기능을 갖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미 렌즈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티오우레탄 구조 내에 투명한 광열염료(빛 에너지를 열 에너지로 바꿔주는 염료)를 섞은 후 햇빛을 비춰 고분자들이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하는 ‘동적 화학결합’을 설계했다.
이미지 센서가 활용하는 가시광선 영역(350~850nm)과 라이다 센서가 활용하는 근적외선 영역(~1550nm)과는 간섭하지 않으면서 특정 근적외선 파장(850~1050nm)의 빛만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투명한 유기 광열 염료를 개발했다.
개발된 소재는 햇빛이 흡수되면 빛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바뀌면서 표면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가 올라가면 고분자들이 원래의 그물망 구조에서 해체돼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며 자가치유된다.
개발된 소재는 흠집이 서로 교차해 난 경우에도 100% 자가치유 가능하다. 같은 위치에 흠집을 내고 치유하는 과정을 5회 이상 반복해도 자가치유 효율을 100% 유지하는 복원력을 보였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술은 값싼 고굴절 고분자 소재와 광열 염료를 이용해 자가치유가 가능한 렌즈 소재를 합성하는 플랫폼 기술”이라며 “자율주행 자동차 센서뿐 아니라 안경이나 카메라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 NIR-Triggered High-Efficiency Self-Healable Protective Optical Coating for Vision Systems)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and Interfaces)’ 2월호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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