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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 이용해 약물 빚고, 비료 없이 곡물 재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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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물공학회 춘계학술대회, ICC제주에서 개막

한국생물공학회 학술대회가 13일 ICC 제주에서 개막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눈길이 집중됐다. [사진=정종오 기자]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합성 생물학 잔치가 열렸다. 합성 생물학을 통해 효모를 엔지니어링하고, 질소를 고정시킴으로써 새로운 약물 공급 플랫폼과 곡물 재배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다.

효모를 이용해 술을 빚는 게 아니고 약물을 빚고 인위적 질소비료 없이도 곡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새로운 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13일 ICC 제주에서 한국생물공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건강하면서 지탱 가능한 바이오경제를 위해’로 정했다.

이상엽 한국생물공학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신종 감염병, 기후위기, 노화 등 난제를 푸는 데 있어 생명공학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지구촌은 2020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즉각적이고 신속한 대응 시스템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의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거다. 앞으로 기후변화 등으로 신종 감염병(감염병X)은 물론 수명 연장에 따른 노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합성생물학 등 생명공학 기술이 최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날 첫 기조강연에 나선 크리스티나 스몰키(Christina Smolke) 스탠퍼드대 교수는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아직 제대로 된 약물에 접근하는 게 충분치 않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는 지구촌 약물 대응시스템이 취약하고 무너지기 쉽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스몰키 교수는 관련 회사(Antheia)를 창업했고 새로운 약물 창출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이고 지탱 가능하며, 투명하고 대규모 주문형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스몰키 교수는 양귀비 대신 효모를 이용한 진통 천연물을 생산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통합 시스템을 통해 합성 약물 구성성분을 만드는 데 있어 효모를 어떻게 엔지니어링 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는 거다.

여전히 전 세계 약물 전달 시스템은 비효율적이고 무너지기 쉬운 구조로 돼 있다는 것이다. 스몰키 교수는 “합성생물 플랫폼은 혁신과 효율을 이끌 수 있다”며 “엔지니어링 된 효모를 이용해 어떻게 유용한 약품을 만드느냐가 합성 생물학의 지향점이자 궁극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효모를 이용한 대량 약물 생산 시스템을 만들면 인류의 건강과 지탱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스몰키 교수는 “마약 성분의 진통제 등은 현재 공급 시스템에 문제가 많은데 효모 등을 이용해 만들면 지금의 약물 전달 시스템과 전혀 다른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기조강연자로 나선 보이트(왼쪽)와 스몰키 교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두 번째 기조강연에는 MIT 합성생물학연구센터 소장이며 합성생물학 권위자인 크리스토퍼 보이트(Christopher Voigt) 교수가 나섰다. 보이트 교수는 질소를 고정하는 효율적 박테리아 제작을 통한 비료에 의존하지 않는 농업의 토대를 마련한 성과물로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옥수수, 쌀, 밀과 같은 곡물 재배에는 질소비료가 필수적이다. 다반 질소비료를 만드는데 에너지가 많이 들고 토양을 황폐화하는 악영향도 없지 않다. 보이트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소에 대한 미생물 솔루션을 개발했다.

식물 사이 의사소통을 위한 화학적 언어를 개발했고 이를 통해 질소를 고정함으로써 비료 없이 곡물을 지배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유전적으로 암호화된 센서의 제어 아래 질소가 올바른 필드 조건에서 고정되는 시스템이다.

보이트 교수는 자신의 연구 성과물에 대해 “연구가 안됐던 미생물에 대한 엔지니어링, DNA 합성기술 등이 결합하면서 나올 수 있었던 성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ICC 제주에는 이번 학술대회와 관련해 전문가는 물론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반인들의 참여도 높았다. 코로나19를 직접 경험한 이후 열리는 관련 생물공학회여서 눈길이 더 집중됐다. 참가한 바이오업체들의 부스에도 수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상엽 한국생물공학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감염병, 기후위기, 노화 등 난제를 푸는 게 생명공학이 걸어가는 길이고 지향점”이라며 “이번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통해 많은 이들이 생물공학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영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영상 축하 인사말을 통해 “바이오 의료 발전으로 코로나19 등 난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며 “과학 후발국을 벗어나 우리나라도 이제 국가 연구개발(R&D) 100조 시대를 열어젖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본부장은 “바이오는 홀로 떨어져 있는 분야가 아니고 앞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 등 첨단기술과 결합하면 더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신종 감염병 등 여러 난제를 푸는 데 있어 생물공학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한국생물공학회 학술대회는 14일까지 이틀 동안 이어진다. 생물화학적 탄소 포집과 변형을 비롯해 ▲지탱가능한 사회를 위한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술 ▲식품산업의 미래 기술 ▲합성생물학을 통한 건강하고 지탱가능한 미래 ▲바이오플라스틱 생애주기를 위한 생촉매개발 ▲산업바이오 기술 상용화를 위한 공정 기술 동향 등을 소개하는 15개의 주제의 국제, 국내 세션으로 구성됐다.

한국생물공학회 학술대회는 14일까지 진행된다. 생물공학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사진=정종오 기자]
/제주=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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