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아산에 4조원대 규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삼성의 적극적인 투자로 K-디스플레이 업계는 초격차 기술 확보에 나선다.
4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선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사업 주요 협력업체, 충남지역 4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 '팀코리아'가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 만들기 위한 비전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과감한 선제적 투자 ▲산·학·연·관의 협력을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 ▲소·부·장 업체와의 상생을 통한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강화 등을 통해 충남 아산·천안에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역경제 균형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팀코리아'의 의지가 담긴 행사였다.
정부가 국가첨단산업 육성 및 첨단산업벨트 조성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정부가 지정한 '6대 첨단산업' 중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처음으로 '민관 협력'을 통한 첨단 산업 국내 투자 물꼬를 텄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삼성이 지난달 약속한 60조원 지역 투자의 첫 이행이란 의미도 크다. 글로벌 '첨단산업 제조시설 유치 경쟁'은 전쟁터라고 불릴 정도로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첨단제조시설을 자국 내에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발표하면서 "첨단산업의 발전은 전체 경제 성장과도 직결되지만 지역 균형발전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투자는 '첨단산업 발전과 지방 균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셈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약 2조8천억원 규모의 국내 설비 및 건설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약 2만6천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충남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발표는 한국의 '첨단산업 국내 유치'성과로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첨단산업 입지로서의 한국의 매력과 가능성을 전 세계에 환기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까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의 경우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고, OLED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자 협약식에서 삼성은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2026년까지 총 4조 1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2007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성공한 이후 6세대 OLED를 양산하며 OLED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다. 이번 8.6세대 OLED 투자를 통해 노트북과 태블릿용 OLED에서도 다시 한번 기술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이 시작되는 2026년부터는 IT용 OLED가 연간 1천만 대 생산될 전망이다. 예상대로라면 IT용 OLED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20%로 지금에 비해 5배나 증가한다. 스마트폰에 이어 또다른 OLED의 사업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규모를 축소하며 대량 해고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투자라는 의미도 크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국가별 기준으로 중국에 뒤쳐진 대한민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한차원 더 높이 재도약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 투자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약속한 정부, 어려운 환경이지만 미래에 더 큰 기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진행하는 삼성의 노력은 한국 경제 전반의 자신감과 국내 투자 의지를 끌어올리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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