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뇌 기능은 뇌의 각 영역 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뇌의 각 영역의 연결성(Connectivity)을 이해하는 것은 뇌 기능 연구의 출발점이다. 국내 연구팀인 마우스의 뇌 전체 영역을 스캔하는 데 성공했다. 뇌 연결 지도를 만들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빔 프로젝터로 패턴화한 광유전학 자극으로 살아있는 마우스의 대뇌 피질 활동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fMRI)으로 뇌의 전체 영역을 스캔, 뇌 연결 지도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최명환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광유전학(Optogenetics)은 글자 그대로 ‘빛(Opto)’과 ‘유전학(Genetics)’을 결합한 것이다. 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해 특정 세포에 빛을 감지할 수 있는 단백질을 발현시키고 빛을 이용해 세포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특정 영역의 뇌 세포 활동을 조절, 단일 뇌 영역과 전체 뇌 회로, 행동 사이 인과 관계를 연구하는 데 널리 이용된다.
fMRI는 뇌 전체의 활성을 스캔해 광유전학적으로 유발된 특정 뇌 영역의 활동에 의한 뇌 전체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광유전학 fMRI는 침습적 수술로 뇌의 목표 영역에 광섬유를 삽입하고, 이를 통해 빛을 전달해 자극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뇌에 예기치 않은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하나의 실험 개체에 많은 광섬유를 삽입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의 광섬유를 삽입하는 방법 대신 마우스의 대뇌 피질에 직접 빛을 쏘는 방법을 제안했다. 마우스의 두개골 때문에 빛이 침투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개골을 치과수술용 드릴을 이용해 얇게 갈아내고, 약품을 처리해 뇌가 들여다보이도록 두개골 윈도(Thinned-skull Cranial window)를 만들었다.
고출력 광유전학 자극 레이저를 장착한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대뇌 피질 전반에 직접 빛을 쏴 효과적으로 광유전학 자극이 가능하도록 했다.
빔 프로젝터를 통한 광 자극은 기존의 단순한 점의 형태가 아니라, 뇌 표면에 영화를 상영하듯 빛을 쏘는 방식이다. 즉, 뇌의 원하는 영역에 원하는 패턴을 자유자재로 생성할 수 있다. 한 번의 실험으로 하나의 고정된 영역이 아닌 여러 영역에 자유롭게 광 자극을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번 연구는 특정 뇌 상태와 연관된 뇌 회로를 추출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뇌 질환, 약물 등으로 인한 뇌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 등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단장은 “이 기술은 살아있는 동물에서 다양한 대뇌 피질 영역에서 전체 뇌로의 기능적 회로를 매핑하고 뇌의 상태에 따른 변화를 측정하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뇌 전체의 유효 연결성과 구조적 연결성을 직접 비교해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연구 성과(논문명: Whole-brain mapping of effective connectivity by fMRI with cortex-wide patterned optogenetics)는 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Neuron) 3월 31일(한국시간) 온라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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