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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日, '기무치' 만들고 원조 주장하더니…이번엔 불닭볶음면 '짝퉁'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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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불닭볶음면 큰 인기…'짝퉁' 제품 주요 유통채널서 판매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한국 상품 전문 매장이 아닌 일본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불닭볶음면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요. BTS 등 한국 연예인들이 불닭볶음면을 먹는걸 보고 저도, 제 주변 동료들도 먹어 봤을 정도니까요."

오사카에 거주하는 직장인 유키(38) 씨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일본 현지 인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한 유통채널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사진=김태헌 기자]
일본 한 유통채널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사진=김태헌 기자]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내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카피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일부 제품에 한국어를 적는 등 '한국 마케팅'을 펼치면서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26일 찾은 일본 오사카의 편의점과 백화점 식품 매장, 대형마트 등 거의 모든 유통채널에서는 어렵지 않게 삼양식품 붉닭볶음면을 구입할 수 있었다. 늘 원조 제품 옆에는 '짝퉁' 일본 제품이 함께 놓였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얻자 일본 기업 닛신과 국내 라면 회사인 팔도까지 불닭볶음면 유사품을 일본에 출시했다.

일본 닛신사는 불닭볶음면은 물론 짜장라면도 카피해 판매 중이다. 이들 제품에는 한글로 '볶음면'이라고 쓰거나, '진하다'는 문구를 적었다. 특히 짜장라면에는 일본어로 '한국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일본 닛신사는 불닭볶음면은 물론 짜장라면도 카피해 판매 중이다. 이들 제품에는 한글로 '볶음면'이라고 쓰거나, '진하다'는 문구를 적었다. 특히 짜장라면에는 일본어로 '한국풍'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특히 이들 회사 제품은 외부 포장 디자인과 소스 등에 한글을 표기해 불닭볶음면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혼동 시켰다. 이날 한 편의점에서 닛신 불닭볶음면을 집어들던 한 외국인은 기자가 "이것은 원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하자 당황하며 "모두 같은 제품 아니냐"며 되묻기도 했다.

일본 라면 회사 닛신이 만든 까르보나라 불닭볶음면 사발면은 원조 제품과 맛까지 흡사했고, 포장과 스프에는 한글로 '볶음면'이라는 표기까지 했다. 차이점이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경우 매운 소스가 액체지만 닛신 제품은 분말 가루를 사용한 것 뿐이다. 포장도 분홍색으로 한국 제품을 그대로 베꼈다.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의 효자 상품으로 지난해 매출 9천90억원, 영업이익 903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한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선전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42% 늘었고, 영업이익은 38% 증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실적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 대부분의 라면 회사 매출이 내수에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더 높다. 지난해에는 해외 비중이 절반을 넘는 66%에 이르렀고, 이중 대부분이 불닭볶음면 관련 매출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해외 공장을 두지 않으면서 수출 물량 전부를 국내에서 생산·판매해 한국 라면 수출 비중의 절반을 차지 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지난 2017년 1억불 수출을 달성했고, 2018년 2억불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을 달성하는 등 불닭볶음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 닛신의 불닭 까르보나라 사발면. 국내 제품처럼 한글로 '볶음면'이라는 표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일본 닛신의 불닭 까르보나라 사발면. 국내 제품처럼 한글로 '볶음면'이라는 표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업분석 리포트를 통해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 중"이라며 "경쟁기업들의 각종 미투 제품 출시에도 '불닭'의 브랜드화와 채널·제품 확장을 통해 수출 매출은 우상향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삼양식품 관계자 역시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의 디자인 도용 사례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법적 검토를 했지만, 제품명이 다르기 때문에 제재가 어렵다"면서도 "유사 제품의 매출이 크지 않고 오히려 이들 제품과 비교해 불닭볶음면의 오리지널리티가 충분히 인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일본)=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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