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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떨어졌을 때 잡자" 매수세 몰리는 일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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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 집값 수억원씩 하락…실거래 사례 '봇물'
전월 강남구 아파트 거래 건수 180건…전년比 3배 수준
중개업소 "가격 하락에 수요 급증"…정상궤도 진입하나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지인이 2년 전 꼭지에 매수한 강남구 일원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길래 이달 초부터 부동산을 돌며 매물을 보고 있어요. 영끌까지 하면서 무리한 지인은 땅을 치고 있는데, 거주 측면에서만 본다면 매우 만족한다는 평가를 하더라고요. 지난해보다도 몇억이 떨어져 실거래가 체결되고 있으니 이때 매수를 서둘러 조만간 계약해볼까 싶습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주택 거래가 활발해졌다. 일원동은 인근 송파구 헬리오시티나 가락수산시장과 가깝고 대치동이나 개포동과 연접한 데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수서역을 이용하기도 수월한 지역이다. 그러면서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둔촌주공이나 은마 등으로 집중되며 비교적 소외된 곳이었으나 최근들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하락 기조에 과거보다 집값이 크게 낮아진 틈을 타 매매에 나선 수요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매수 열기를 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일원동이 포함된 강남구 아파트 거래 건수는 180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62건)과 비교해 약 3배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2월 62건을 기록한 이후 같은 해 7월부터는 12월까지 매달 50건을 밑도는 거래가 발생하며 거래절벽 현상이 굳어지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로 이달 큰 폭으로 거래가 회복됐다.

일원동 일대는 강남권 내에서도 원주민들이 오래 거주하고 있는 전원주택촌과 아파트촌으로 구분되는데, 비교적 외곽에 위치하고 접근성이 낮아 저평가됐다는 시선이 우세했던 지역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주목도가 덜하나 '강남은 강남'이라는 명성답게 최근 떨어진 가격대에 입지 강점을 누리려는 예비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강남구 일원동에서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떨어진 가격대에 계약이 다수 이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마을' 전용 84.73㎡는 지난달 16억5천만원(1층)에 거래됐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2월 동일면적대 매물 단 1건이 18억2천만원(1층)에 팔렸다. 동일면적, 동일층수 기준 1개월 새 1억7천만원 떨어졌다.

지난 한 해 동안 2건의 거래가 이뤄진 인근 '상록수아파트'에서는 올해 1월과 2월에만 각각 16억5천500만원(4층), 16억9천만원(2층)에 거래가 발생했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8월 18억9천만원(5층), 16억원(1층)에 계약이 완료됐는데, 4층과 5층 매물 기준 5개월 새 2억4천만원이 하락했다.

같은 블록 내에 있는 '가람아파트'의 경우 전용 75.16㎡ 기준 지난해 단 1건(17억원, 3층)의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들어 2건의 거래가 연이어 성사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1월 16억7천500만원(3층), 2월 16억4천500만원(2층)에 매매됐다. 소폭 떨어진 가격이지만 연초부터 매수세가 붙었다.

맞은편 단지들의 매수세는 더 두드러진다. '목련타운'은 지난해 전용 99.79㎡ 매물 2건의 거래만 이뤄졌으나, 올해 전체 면적대에서 9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지난해 유일하게 거래된 전용 99.79㎡는 3월과 8월 각각 25억3천만원(5층), 24억5천만원(8층)에 팔렸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이달 28일 기준 모두 6건이 17억5천만원(6층)~19억4천500만원(13층)에 매매, 1년 전보다 무려 8억원이 하락한 가격대에 거래가 체결됐다.

인근 '푸른마을아파트' 역시 거래량이 올 초부터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단지에서 거래된 매매는 6건이나, 올해 3월까지 8건의 실거래가 이뤄졌다. 올해 4건의 거래가 진행된 단지의 전용 84.93㎡는 직거래 1건을 제외하고, 14억7천만원(2층)~15억2천만원(6층)에 매매, 지난해 실거래가인 16억5천만원(9층), 20억9천만원(12층)보다 4~5억원 내려간 가격에 계약됐다.

일원동 내 G부동산 대표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하락장이 열린 만큼 이 동네 아파트값도 크게 보면 5~6억은 떨어졌다"며 "거래 건수도 지난해에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는데, 올해 초부터는 거래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주인은 비싸게 파는 게 좋고, 매수자는 저렴하게 사는 게 좋으니 양측의 줄다리기는 팽팽하나, 저가 매물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문의도 점점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이목을 덜 끄는 지역이긴 하지만, 인프라나 교통면에서 불리한 요소가 없고 오히려 조용하고 무난하다는 점을 찾아 유입되는 수요자들이 있다"며 "지난해에는 거래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가격이 내려가니 자연스레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어느 정도 자리를 찾아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원동 일대 아파트 매수를 고려하고 있는 40대 A씨는 "지인이 2년 전 꼭짓점에 영끌까지 하면서 무리해 이 일대 아파트를 샀는데, 거주환경 측면에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해 올해 내에는 무조건 매수할 의사가 있다"며 "여러 부동산을 돌며 현 시세보다 조금 더 낮은 가격대로 매수가 가능한지 조율하는 중"이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정부의 정책 효과가 집중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가격 하락폭도 축소되는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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