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반도체는 삼성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꿈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지난 1987년 경기도 기흥 3라인 착공식에 참석해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에게 반도체 사업을 지속할 것을 이처럼 당부했다. 이는 삼성상회(현 삼성물산)로 대구에서 청과물 판매로 시작된 삼성을 이 선대회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 동력이 됐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1938년 3월 1일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삼성상회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1987년 3월 22일 총수에 오르며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창립기념일은 이날로 변경돼 올해 85주년을 맞았다.
자본금 3만원으로 출발한 삼성은 전자와 금융, 중화학 등 60여 개 계열사로 사업이 확대됐고, 지난해 계열사 전체 매출은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매출 300조원에서 400조원으로 진입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그룹 내 핵심 기업 중 한 곳인 삼성전자는 별도와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외형은 각각 200조원, 300조원대에 첫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매출은 2021년 199조7천447억원에서 2022년 211조8천674억원으로 6.1% 증가하며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은 279조6천47억원에서 302조2천313억원으로 8.1% 높아지며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 문턱을 넘었다.
삼성전자 등 주요 삼성 계열사 20곳의 작년 한 해 매출 규모는 402조원 수준으로 400조원 벽을 처음으로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20곳은 삼성 그룹 매출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40개 계열사까지 합치면 그룹 매출은 415조~420조원대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기준 삼성 계열사 중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한 곳은 전년 대비 1곳 증가한 7곳으로 조사됐다. 삼성증권이 2021년 9조6천651억원에서 지난해 13조1천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로 매출 10조 클럽에 재진입했기 때문이다.
이 외 ▲삼성생명보험 34조4천850억원(2021년 29조7천841억원) ▲삼성디스플레이 30조7천794억원(28조7천559억원) ▲삼성물산 26조4천65억원(21조1천205억원) ▲삼성화재 25조2천109억원(23조9천670억원) ▲삼성SDI 17조4천582억원(11조5천817억원) 순으로 지난해 매출 10조 클럽에 포함됐다.
작년 매출이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요 삼성 계열사 중 2021년 대비 2022년에 10% 이상 매출이 뛴 곳은 9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삼성SDI가 지분을 100% 보유한 에스티엠(STM)이 4천558억원에서 1조114억 원으로 121.9%나 가장 많이 뛰며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법인 소재지를 두고 있는 이 기업은 2차 전지 소재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 55.4%(2021년 1조5천680억원→2022년 2조4천372억원) ▲삼성SDI 50.7%(11조5천817억원→17조4천582억원) ▲삼성증권 35.8%(9조6천651억원→13조1천220억원) ▲삼성엔지니어링 31.2%(5조859억원→6조6천733억원) ▲호텔신라 26.2%(3조3천790억원→4조2천659억원) ▲제일기획 25.9%(1조1천701억원→1조2천805억원) ▲삼성물산 25%(21조1천205억원→26조4천65억원) ▲삼성생명 15.8%(29조7천841억원→34조4천850억원) 순으로 최근 1년 새 매출 외형이 10% 넘게 증가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2021년 6조5천426억원에서 2022년 5조8천562억원으로 매출 덩치가 10.5% 쪼그라들었다. 세메스 역시 3조1천280억원에서 2조8천892억원으로 7.6%나 매출이 감소했다.
삼성그룹의 전체 매출 규모는 점차 빠른 속도로 커지다 2010년대 중반 들어 위기를 맞았다. 1999년 전체 매출 규모는 108조원대, 2000년에는 130조원으로 높아졌다. 이후 그룹 매출이 200조원대로 점프한 것은 지난 2009년에 와서야 가능했다. 2009년 당시 매출은 220조원을 기록했다.
300조원에 진입한 것은 불과 3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2012년 당시 삼성그룹 전체 매출은 302조원으로 매출 300조원 시대로 빠르게 진입했다. 하지만 2015년과 2016년에는 270조원대를 기록하며 한때 200조원대로 다시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다 2017년부터 300조원대 매출을 유지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금과 같은 사업 구조에서는 삼성그룹이 향후 500조원대 매출을 올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며 "매출 500조원 시대를 앞당기려면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한 신사업을 선도적으로 주도해나는 경영 확장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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