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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미분양 10만가구까지 각오" 이유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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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구조 대세 반전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증가 불가피…"금융위기 때와는 상황 달라"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미분양 물량 10만가구까지는 예측 내지 각오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부동산 시장의 침체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10만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런 진단에 대해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견해를 펼치고 있어 민간기업들의 분양시장 참여는 당분간 활성화하기 어렵고, 이에 공공 부문에서 공급이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TV 행사에 참여한 자리에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고 있는 대구를 콕 짚어 지목하며 "미분양 물량이 1만7천가구라고 하니 시장에 큰일이 날 것 같지만, 대구는 2020∼2021년에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쏟아져 나온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 극성수기일 때 나온 물량이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 비싸고, 여기에 세금도 내야하기 때문에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면서 "대구의 미분양 60%는 비교적 대기업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금융위기로까지 전이될 물량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5천359가구에 달한다. 10년 2개월 만의 최대치 물량이다. 하지만 원 장관은 "금융위기 때 대기업 우량사업까지 미분양이 발생해 시장 전체가 마비되는 '미분양발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전체 경제위기까지 발생하는 고리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이 15만가구를 훨씬 넘어섰던 것에 비한다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그럼에도 원 장관이 미분양 물량을 10만 가구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여전히 시장상황은 침체 국면에서 당분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특히 대구 등 지방 부동산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가 여전한 분위기다.

원 장관의 분석은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와도 궤를 같이 한다. 주산연이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63.3%로 전월 대비 3.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전국 대부분지역에서 주택가격 하락세와 거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리인하와 대대적인 규제완화로 수도권 인기지역부터 주택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거래량이 회복되는 추세"라며 "그러나 지방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역시 침체 국면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5개월 연속 개선됐지만 여전히 전국 기준 73.6로 100을 밑돌았다. 이달 일부 지방중소 중 분양전망지수가 더 악화한 곳도 속출했는데, 이에 대해 주산연은 "지방 중소도시의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고, 느리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 장관은 현재 부동산 시장의 대세 반전을 얘기하기에는 이르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원 장관은 "아직도 분양가나 호가가 주변 시세나 소비자들이 기다리는 것보다 높다"면서 "매도자들은 배짱 분양, 배짱 호가를 부르고, 매수인들은 어디까지 내리나 보자며 버티는 상황이라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원 장관은 "민간이 너무 위축돼있을 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물량을 당겨서 분양한다든지 해서 변동의 기울기를 완만하게 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의 위축된 분양심리를 공공 분야에서 채워줌으로써 전체적인 공급물량을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1~2년 후 공급부족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황유상 경제만랩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기조가 깊어짐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도 침체국면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실제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팽팽하고, 등락을 가늠하기 어려운 박스권 내 시장이 형성돼 있어 관망세만이 예상되는 데, 이럴 때일수록 공공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비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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