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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⑤기회인가? 위기인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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オヤブンって誰ですか?

[아이뉴스24 김병수 기자] |신한 사태 '6년 각서' 판도라 상자 열렸나 |재일교포 주주들 다시 주도권 잡고 움직일 가능성 커져 |'글로벌·다양성' 약해지면 장기 경쟁력에 부정적 지적도

신한은행 현판 [사진=신한금융]

한동우 씨가 신한금융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최종후보자명단에 오른 인물은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한동우 신한생명 부회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등 4명. 평가 기준과 배점은 △도덕성 30% △신한금융과의 적합성 30% △업무 전문성 40%였다.

교포 이사들은 한택수 씨를 원했고, 국내 이사들은 한동우 부회장으로 쏠렸다. 김병주 교수는 지명도는 높았으나 나이가 많았고, 최영휘 전 사장은 교포 주주들이 기피했다. 회장 추천특별위원회는 류시열 이사회 의장과 국내 사외이사 4명, 단일 최대 주주인 BNP파리바 1명, 교포 사외이사 4명 등 9명.

국내 이사 4명이 한동우, 교포 이사 4명이 한택수, BNP파리바가 최영휘를 지원하면서 결론을 못 내고 있었다. 교포 이사들이 한택수 씨를 원한 건 간명하다. 재무 관료 출신인 한 이사장은 한-일 친선협력중앙회 부회장을 지낸 데다,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 SBJ은행 설립에도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동우 회장은 2011년 3월 23일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에게 정식으로 취임 인사를 하자마자 이희건 명예회장의 부고를 전했다. [사진=신한금융]

결과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세 차례 무기명 투표 끝에 판가름 났다. 신한 사태 때부터 교포 주주들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정행남 이사가 한동우 지지로 돌아섰다. 정 이사가 입장을 바꾼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다. 다만, 정 이사가 회추위를 끝으로 사외이사를 사퇴한 점을 보면, 교포 이사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지주회사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는 한 이사장에 대한 은행 직원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았고, 국내 이사들이 이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순수 민영 은행으로 출발한 신한금융이 관료 출신을 그룹 CEO로 선택하는 것에도 반발 기류가 적지 않았다.

결국 교포 주주의 대외 창구 역할을 했던 정 이사가 결단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명 '6년 각서' 얘기가 물밑에서 돌았다. 교포 주주들도 라 회장을 믿고 맡겼는데, 너무 장기 집권하면서 창업 주주의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6년간 치유'에 한정한 구원투수. 교포 주주들의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다.

당시 신한금융그룹 한 고위 관계자는 "그룹 CEO의 임기는 연임이 제일 적당하다"고 밝혔었다. 다른 관계자도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늘 6년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이 '6년'은 교포 주주들과 교감의 결과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관계자들과 교포 주주 사회의 연관도는 상당히 높다.

정 교포 이사가 CEO의 임기를 최대 연임으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한 후보를 지지했다면, 한 후보도 수용한 것이다. 한 회장은 재임 중 조용병 부행장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로 발탁했고, 다음 인사 때 은행장으로 올렸다. 퇴임이 임박해선 '자산운용과 글로벌'을 키워드로 조용병을 띄웠다.

조용병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그룹사의 단순한 합(合)이 아닌 신한의 차별적 경쟁력이자 현장의 원동력이 바로 원신한(One Shinhan)"이라며 "아시아리딩그룹 향한 제2의 도약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2022년 1월 3일 서울시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그룹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CEO특강을 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신한웨이2.0을 강조했다. [사진=신한금융]

그렇다면, 조 회장은 전임 한 회장 선임 과정을 모르고 있었을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조 회장은 3연임을 하더라도 퇴임 땐 69세다. 아마도 이 기준 즉 '70세 룰'만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동상이몽이다.

게다가 2019년 IMM프라이빗에쿼티 7천500억원, 2020년 9월 해외 사모펀드 두 곳을 대상으로 1조1천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다시 간극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교포 주주들은 이 유상증자 직후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교포 지분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판이 흔들렸다면, 그 과정엔 분명히 누군가 있다. 교포 주주들과 친분이 두텁고 신한 사태 이후 과정을 생생히 지켜본 인물일 것이다. 교포 주주들이 직접 얘기했을 수도 있고, 교포 사회와 가교 역할을 많이 한 국내 원로들일 수도 있다.

이런 정황은 주총을 앞두고 발표한 신한금융 사외이사 명단에서도 나타났다. 그동안 4명을 유지했던 교포 이사 중 박안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의장(일본 대성그룹 회장)이 임기 만료를 이유로 사임했다. 그런데 교포들은 그 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대신 허용학(홍콩 퍼스트브릿지 스트레티지 대표) 이사가 4년 만에 사임했다. 사외이사는 대부분 연임을 통해 6년을 해왔다.

허 이사는 조 회장이 1조원 증자할 때 홍콩 사모펀드 등의 자금을 끌어오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이때 끌어온 돈은 특별히 사용된 곳이 없다. 결국 교포 주주의 지분 희석과도 연결된다. 변양호 사외이사는 이와 관련해 쓰지도 않을 돈을 증자한 뒤 올라간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1월 12일 사임했다.

그렇게 조 회장 때 늘어난 사외이사진은 처음처럼 9명으로 줄었다. 조 회장이 퇴임하면서 이사회도 재정비한 측면이 강하다. 이사회 보드진에서 교포 주주 몫 30% 룰은 다시 지켰다. 한 관계자는 "과정과 결과를 보면, 교포 주주들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며 "어떤 경로든 신한 사태 후 'CEO 임기는 연임 이상은 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이 조 회장에게 전달됐다면, 조 회장이 이를 무시하고 표 대결로 끌고 가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포 주주들의 관점에서 조 회장의 경영 행보를 보면, 라응찬 회장-최영휘 사장 때의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며 "최근 수년간 교포 주주들의 지분이 조금 더 늘어난 것 같은데, 다시 교포 주주들의 그립이 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조금 시각이 다른 한 관계자는 "사회든 조직이든 다양성을 확보해 국제화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고 말했다.

신한 40년, 그리고 다시 원신한 [사진=신한금융]

지난 2022년은 신한 40주년이었다. 2001년 라응찬 회장의 신한금융지주 설립, 2005년 최영휘 경질, 2010년 신한 사태, 2011년부터 한동우 회장의 6년과 조용병 회장의 6년 그리고 진옥동 회장 취임. 2000년대 들어 교포 주주들과 신한의 거리가 벌어졌다가 당겨지길 반복하면서 불씨도 그때그때 바람에 맞춰 춤을 췄다. 무엇이 옳았는지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

オヤブンって誰ですか? あなたのおやぶんはだれですか? 살아남은 진옥동 회장의 몫이다.

/김병수 기자(bs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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