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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기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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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한일정상회담 등 1박2일 일정의 일본 방문을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인류의 역사는 기록이다. 기억과 다르다. 기억은 어느 순간 잊힌다. 기록은 다르다. 아픈 기억을 가진 이들은 자신이 죽기 전에 그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기억이 잊히지 않고 기록돼 많은 이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알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에 있어 조선왕조실록은 대표적 기록물로 꼽힌다. 왕은 자신에 대해 기록된 사초를 생전엔 볼 수 없었다. 객관적이고 사실 중심으로 기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기록은 후세대, 후세대의 후세대로 이어져 역사적 교훈을 남긴다. 죽어서도 후세대의 비난과 칭찬에 직면한다.

일제강제징용배상안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정책이 논란에서 기록으로 진입했다. 사초에서 역사의 기록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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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배상 방안과 관련해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와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설립된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이 유족 지원과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3건의 확정판결 원고분들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 같은 방침을 두고 “국격과 국력에 맞는 대승적 결단”이라고 자평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나섰다. 윤 대통령은 6일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 강제징용 판결 문제의 해법을 발표한 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상처보다는 미래지향적 관계에 있어 일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미래를 위해서 과거사에 대한 사과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을 던진 메시지였다.

정부의 방침이 나오자 피해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3일 일제 전범기업을 대신해 우리나라 기업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손해 배상하는 이른바 ‘제3자 병존적 채무 인수’(제3자 대위변제) 방식의 정부 해법에 대해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생존 피해자 2명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손해배상 소송을 맡은 법률 대리인 측은 지난 13일 소송 원고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가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강제동원 위자료 채권과 관련해 ‘제3자 변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전달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윤석열정부의 해법안이 나오자마자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굶어죽어도 그런 돈은 안 받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을 위해 16일 일본을 찾았다. 일제 강제징용 제 3자 배상안 결정에 이은 속전속결 공식 방문이다. 이날 방문은 국빈급 예우라고 일본 정부는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일본 자위대 사열을 받으며 일본 총리 관저로 들어갔다. 일본 정부 측은 이 부분을 애써 강조했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안에 대해 ‘제 3자 배상안’을 윤석열정부가 확정하자 일본은 대대적 환대로 이어가는 분위기이다. 일본 언론들은 수출규제 등 경색됐던 한·일 관계가 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안은 기록됐다. 그 기록은 온전히 윤석열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기록은 오랫동안 남아 역사의 평가를 받는다. 한반도의 굴곡진 일제와 관계 속에서 그 기록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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