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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구현모 연임 위해 실적 부풀려?" 의혹 확인해보니 "사실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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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설비투자비 경쟁사보다 많아....허수계약 방지 윤리경영도 강화"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KT가 통신망 투자 비용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허수계약을 통해 가입자 부풀리기를 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구현모 대표(CEO)의 연임을 위한 '업적(실적) 쌓기용'이라는 주장이다. 구 대표의 후임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여당이 노골적으로 KT 흔들기를 하는 가운데 나온 의혹이어서 사실 여부는 물론 의혹 제기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4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T AI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지난해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4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T AI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구현모 KT 대표가 AI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6일 업계에 따르면 KT 전·현직 임직원이라고 알려진 이들이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KT가 구현모 연임을 위해 편법으로 실적을 부풀려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현모 경영진의 치적으로 알려진 디지코(DIGICO) 기반의 실적 개선에 내막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진다. 대대적인 통신망 대개체 작업 미이행 등 망 투자 소홀을 비롯한 허수계약 기반 가입자 부풀리기 등이다.

◆ "통신망 대개체 작업 안해" 의혹에 KT "설비투자비용 경쟁사보다 많아" 반박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통신사가 15년 안팎의 주기로 통신망 대개체 작업을 해야 하나 KT는 이를 진행하지 않아서 맨홀 속 광케이블함체가 녹슬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개체란 노후된 통신망 설비를 최신장비로 교체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들의 주장을 확인하려면 KT 공시자료의 설비투자(CAPEX)를 살펴봐야 한다. 물론 CAPEX에는 다양한 요인의 지출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통신망 대개체 사업비 지출을 의미하진 않는다. 다만 큰 틀에서 망 투자비 지출 변화를 확인할 수는 있다.

KT의 최근 3년간 CAPEX를 보면 2020년 2조6천660억원, 2021년 2조7천600억원, 2022년 2조7천206억원으로 집계됐다. 소폭이지만 2020년보다 2021년과 2022년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KT의 설비투자 비용이 적다고 할 수 없다. 2022년 기준으로 SK텔레콤은 2조2천150억원, LG유플러스는 2조4천204억원을 지출했다.

이 숫자대로라면 KT의 CAPEX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높다. 4세대 이동통신(LTE)과 5세대 이동통신(5G), 10기가 인터넷 등 통신망 진화에 따라 KT 망 투자비 지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영업 역사가 긴 KT는 다른 통신사보다 망 투자에 더 큰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

KT 직원이 무안군에 구축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KT 직원이 무안군에 구축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게다가 15년 단위로 통신망을 대개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어떤 근거에서 나온 것인지 통신 업계에서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망에는 해저케이블 등도 포함될 텐데 이를 포함해 통신사가 구축한 모든 광케이블을 15년 단위로 대개체해야 한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며 "15년 기준으로 대개체 작업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 통신사는 영업 이익을 낼 수 없다"고 반박했다.

KT는 일괄 대개체는 아니더라도 노후된 통신망 설비를 지속적으로 교체·보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노후된 설비는 서비스 품질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교체·보완하고 있다"며 "15년 단위로 통신망 대개체가 필요하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근거가 있다면 경쟁사도 대개체가 이뤄졌는지 함께 따져봐야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판매점 현판. [사진=정소희 기자]
이동통신 판매점 현판. [사진=정소희 기자]

◆ "허수계약 통해 실적 개선" 의혹에 KT "윤리경영으로 허수계약 철퇴" 반박

이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허수계약을 하거나 실제 통신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보다 앞당겨 개통하도록 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가입자 수를 부풀러야 하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인 신분증 구하는 것이 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했다.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신규·번호이동·기기변경 등 가입유형별 KT의 회선 수가 증가해야 한다. KT가 직원과 직원의 지인까지 동원해 허수계약을 강행하고 이를 통해 KT 가입자 실적이 개선됐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힌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을 살펴보자. 2019년 12월 기준 KT 전체 가입유형(신규가입·번호이동·기기변경) 회선 수는 48만8천271회였다. 2020년 12월 들어 44만3천750회로 감소했다. 2021년 12월에는 40만2천690회로 줄었고, 지난해 12월에는 36만7천510회까지 추락했다. 가입유형별 회선 수는 2019년을 기점으로 되려 감소했다.

시내전화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19년 12월 1천98만6천712회였던 KT 시내전화 회선 수는 2020년 12월 1천38만9천49회로 줄었다. 2021년 12월에는 985만630회로 1천만 밑으로 떨어졌고 2022년 12월에는 932만3천793회로 크게 감소했다. 인터넷전화 역시 2018년 12월 기준 335만4천661회에서 2022년 12월 320만5천569회로 줄었다. 무선은 물론 유선통신 분야에서도 감소세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KT 측은 "윤리경영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허수계약을 차단하고 있다. 오히려 번호이동 등 타 통신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력은 경쟁사 대비 낮은 상황"이라며 "가입자 유치를 위한 불필요한 과열·마케팅은 지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KT는 차기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의 유력 후보설, KT 대표·경영진에 대한 각종 비리설 등 사실확인이 명확하지 않은 내용이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KT 후임 인선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과도하게 개입하는 상황에서 근거가 약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그 배경 자체가 의심스럽다"며 "KT 인선 절차가 속히 마무리되는 것이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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