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車] '강릉 급발진 의심사고' 유족 "결함증명을 왜 우리가 해야하나"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지난해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 운전자의 아들이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강릉 해당 차량 운전자의 아들이자 숨진 12세 남성의 아버지인 이상훈 씨가 출연했다.

이씨는 "어머니가 평소 80km/h 이상 밟아본 적도 없다"며 "짧은 순간이라면 오작동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600m 이상을 손자 이름을 외치며 풀액셀을 밟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EDR(사고기록장치) 검사 결과상으로는 가속 페달을 100% 밟았다고 표기돼 있는데 어떤 할머니가 손자를 태우고 풀액셀로 (운전하겠나)"고 덧붙였다.

또 "1차 사고 직전 긴급 브레이크 제동시스템이 작동됐어야 하는데 이 시스템이 작동됐다는 경고음을 들을 수 없었다. 또 엄청난 굉음도 났으며 외부에서 볼 때 (차량이) 다량의 액체를 분출했다는 것 자체가 차량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 측에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왔냐고 물었더니 차량 결함이 없는 쪽으로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더라"며 "(차량 제조사 측에서는) 최초에 사고를 접수한 이후로 어떤 답변이나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정말 관련 영상을 손수 찾아다니며 급발진 사고라고 증명해야 했다. 경찰은 뭐 하는 건지. 제조사는 왜 비전문가인 유족이나 사고자가 급발진 의심 사고라는 입증을 해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끝으로 "매 순간 현장과 영상을 보며 아들이 이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는지, 왜 이렇게 생이별을 해야 했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을 너무 하고 싶다. 패소하든 승소하든 상관없이 이 급발진 의심 사고가 왜 있었는지에 대한 규명은 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6일 오후 3시56분께 강릉시 홍제동 한 도로에서 60대 여성 A씨가 운전하던 중 SUV 차량이 신호대기 중이던 앞차를 들이받고 빠른 속도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차량은 엄청난 속도로 수백여m를 질주하다 한 지하통로에 빠졌다.

이 사고로 A씨는 크게 다치었고 당시 함께 탑승했던 A씨의 12세 손자는 목숨을 잃었다.

당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차량이 가속하기 시작하던 시점 A씨는 "이게 왜 안 돼. 큰일 났다"며 손자 이름을 애타게 외쳤다. A씨는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뒤 교통사고 특례법에 따라 형사입건됐다.

이후 이씨는 지난 1월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달 2월에는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원인 입증책임 전환 청원'을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