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땐 화교 공격도 있었는데"…천하람과 대구 나들이[현장]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이 사람이 천하람입니다. 천하람은 대구 사람입니다. 순천에서 정치하니까 순천 사람인 줄 알아요. 하하"

28일 대구 칠성시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시장을 찾은 중년 여성에게 천하람 당대표 후보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천 후보는 자신에게 시선을 옮긴 여성에게 "대구 사람이 대구 찍고 가려고 왔다"며 활짝 웃었다. 현직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 후보는 대구 중구 출신이다. 이 전 대표는 "내가 출마했을 땐 내게 화교라고 공격한 사람도 있었는데 그것보단 낫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전 대표와 천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계기로 대구를 방문했다. 이들이 연설회 전 칠성시장을 찾은 이유는 시장 내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서다. 천 후보는 "(전통시장을 찾은 것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맛집이 있어서 왔다"며 "잘 먹고 힘내 TK 주민, 전국의 국민들이 기대하는 좋은 연설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천·이 후보는 시장 내 한 족발집에서 음식을 맛보기도 했다. 천 후보는 "너무 맛있다"며 "이거 포장해주시면 하나 들고 가겠다"고 말했다. 시장을 두루 둘러본 이 전 대표 일행은 10여명 정도 시민이 대기 중이던 한 식당 앞에 자리를 잡고 입장을 기다렸다. 이들은 대기 도중 맞은 편 가게 상인과 대화를 나누거나 지지자들과 함께 거듭 사진을 찍었다. 천 후보는 시장 상인과 시민들에게 이 후보에 대해 '성남에서 이재명 저격수 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천 후보의 이날 연설문 핵심은 나경원 전 의원을 대구 일정에 동행시킨 김기현 후보 비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 후보는 "우리 당이 좋은 정치는 하지 못할 망정 괴물이 돼선 안 된다"며 "집단적으로 괴롭힐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아직 이혼 가치가 남았으니 다시 한 번 뽑아 먹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당권 도전을 저울질했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친윤계 등 압박 속에 지난달 불출마를 결정했다. 이후 나 전 의원은 김 후보와 3차례 회동을 거친 끝에 사실상 연대를 구축했다.

천 후보는 "나 전 의원은 우리 당에서 이런 대접을 받을 분이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도 식사 전 기자들과 만나 "천 후보 연설에 나 전 의원이 등장한다"며 "오늘 나 전 의원이 (대구에) 등장한 이유를 상기시켜주겠다"고 말했다. 천 후보도 나 전 의원 등을 겨냥해 "저를 너무 많이 도와주러 오셔서 연설은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