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2기 도전부터 후보 사퇴까지…전개 과정은 이랬다 [IT돋보기]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연임 의사를 밝혔던 구현모 대표가 돌연 후보군에서 물러났다.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들었지만 정치적 외풍에 백기를 들었다는 등 갖가지 설이 돌고 있다. 강력한 후보였던 구 대표의 자진 사퇴로 차기 CEO 경쟁은 외부 인사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연임 의사를 밝혔던 구 대표가 후보에서 물러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봤다.

◆ 2022년 11월8일, 구현모 대표 연임 의사 표명

구현모 대표가 이사회에 대표이사직 연임 의사를 표명했다. 2023년 3월 KT 정기 주주총회 앞서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11월16일 소피텔 앰배서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T AI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 구 대표는 연임 의사를 밝힌 배경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은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판단이 안됐다. 그런 생각 때문에 연임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직 대표이사의 연임 의사로 인한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 2022년 12월13일, 연임 적격 판정..구현모 "복수 후보 함께 심사해달라"

KT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로부터 구 대표의 연임이 적격하다는 심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를 근거로 구 대표의 연임을 사실상 결정했다. 하지만 구 대표는 "복수 후보와 함께 다시 심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단독 후보가 아닌 복수 후보로 경쟁을 거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구 대표의 이같은 요청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문제제기에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12월8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소유분산기업의 합리적 지배구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았다. 이제는 소유구조가 광범위하게 구축된 기업의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을 검토할 때"라며 KT·포스코 등 소유분산기업에 대한 개입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2022년 12월28일, 구현모 단독 후보 확정…국민연금 반발

구 대표 요청에 따라 차기 KT CEO 복수 후보 심사에 나섰던 이사회가 2022년 12월28일 결론을 내렸다. 구 대표를 차기 CEO 단독 후보로 확정한 것이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구 대표는 2023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의결 과정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 국민연금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2023년 2월9일, KT이사회 "차기 CEO 공개 경쟁으로"

KT이사회는 차기 CEO 선임 절차를 공개 경쟁 방식으로 바꿔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과 여권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이다. 공개 경쟁 방식에 따라 구현모 대표를 비롯해 총 34명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 2월23월, 구현모 대표 후보군 사퇴 표명

구 대표가 차기 CEO 후보군에서 자진 사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3월 열리는 KT 정기 주주총회까지 대표이사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MWC 2023 현장에도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다.

KT 이사회 측은 "구 대표를 제외한 사내외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들을 심사해 KT의 지속성장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를 선임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