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이 코트로 다시 돌아온다. 3년 만이다.
박 감독은 지난 2019-20시즌 대한항공 사령탑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아시아배구연맹(AVC) 코치 위원회 위원장과 국제배구연맹(FIVB) 기술 코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장 지도자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생겼다. FIVB와 AVC는 박 감독에게 태국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현재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AVC 회의에 참석 중이다.
박 감독의 태국 남자배구대표팀 선임 소식은 22일 '마이데일리'와 '연합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박 감독은 이날 '아이뉴스24'와 가진 통화에서 "태국배구협회(TVA)측에서 FIVB에 지도자 파견을 요청했다. FIVB는 AVC를 통해 감독과 코치 등을 물색했고 내게 기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올해까지 태국 남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그는 "마침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좋은 기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올해 세 차례 국제대회 참가를 앞두고 있다.
시게임,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다. 박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의 경우 TVA에서도 참가 준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방콕대회로 당시 5위를 차지했다.
박 감독이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당시인 2014 인천대회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각각 7위에 올랐다.
박 감독은 성지고와 한양대를 나왔고 선수 시절 미들 블로커로 뛰었다. 그는 대표팀에서 활동했고 1978년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1979년 세계선수권대회 4위 멤버이기도 하다.
그는 김호철 현 IBK기업은행 감독에 앞서 1979년 이탈리아리그에 처음 진출한 한국 남자 선수였다. 선수 은퇴 후 1983년부터 2003년까지 이탈리아리그에서 코치와 감독으로 활동했다.
박 감독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때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이다. 그는 이란 남자배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은메달을 따냈다. 이란 남자배구는 당시만해도 아시아 지역에서 강호로 꼽히지 않았다.
그러나 박 감독은 부임 이후 이란 남자배구는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이란이 아시아 최강팀이 된 초석을 놓은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박 감독은 2006년까지 이란 남자배구대표팀을 이끌다 2007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V리그로 왔다.
2011년에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16년까지 이끌었다. 이후 2016-17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한항공 감독으로 왔다. 대한항공은 2017-18시즌 박 감독과 함께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은 2019-20시즌까지 대한항공을 이끌며 정규리그 1위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준우승도 각각 한 차례라는 성적을 냈다.
박 감독은 AVC에서 일정을 마치고 오는 28일 귀국한다. 그는 "한국에서 정리를 한 뒤 바로 다시 태국으로 건너가 대표팀 선수들을 비롯해 TVA측 인사들과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VA는 성인대표팀 사령탑이 연령별 대표팀까지 모두 총괄한다. 박 감독에게도 같은 역할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여자대표팀도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면 임도헌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과도 맞대결 가능성이 있다. 박 감독은 2002 부산대회에서 당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전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진천선수촌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한국과 결승전에서 만났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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