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K-POP 세계관' 연 이수만, 아름다운 퇴장은 어려울까 [원성윤의 人어바웃]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쌤, 우리 사무실 전체(이수만 프로듀서 방)가 이 정도 사이즈 아니었어요?" (보아)

"보아 씨가 못 본 것도 있는데 이거보다 작았던 때도 있었어(웃음). 심지어 지하도 있었어. 현진영 씨는 지하에서 연습했지." (이수만)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유튜브=보아]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유튜브=보아]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유튜브=보아]
SM 비등기 이사였던 보아 [사진=유튜브=보아]

화기애애한 이 장면은 2년 전 보아의 유튜브에 올라온 대화 내용 중 일부다. 1990년대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싹트기 시작할 때의 장면을 회상한 것인데, 현재 서울 성동구 성수동 SM 사옥을 생각해보면 상전벽해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한국의 엔터 산업은 불모지에 가까웠고, 지금의 SM을 만들어낸 건 창업자인 이수만을 빼놓고는 생각하기가 어렵다.

◆ 누구도 무시 못할 이수만의 프로듀싱…에스파의 '광야' 컨셉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유튜브=보아]
그룹 에스파 [사진=정소희 기자]

대형 기획사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건 바로 프로듀서의 역할이다. 밴드 롤러코스터 출신의 SM 전 프로듀서 히치하이커(본명 최진우)는 2014년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이수만 총괄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다.

"직접 의견을 주고 받지는 않지만, A&R(Artists and Repertorie, 아티스트 육성) 직원들을 통해 작업의 방향성에 대해 공유한다. SM에서 나오는 모든 음악, 공연들에 대해서는 모두 직접 의견을 주신다. 실제로 음악을 다 들어보시고 가사 한 마디에까지 신경을 쓰신다. 단순히 제작자가 아니라 진짜 총괄 프로듀서의 역할을 하시는 것이다."

에스파가 처음 나온 2020년, '광야'라는 컨셉을 들고 나왔을 때 "드디어 SM이 갈 데까지 갔구나"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다.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 OST '넥스트 레벨'을 리메이크 한 것에 대해 좋지 않은 눈초리가 많았다. 그러나 우려가 감탄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수만은 유튜브 방송 SM 쇼에서 "Fast & Furious(분노의 질주) 영화를 보다가 노래가 너무 좋다. 에스파가 이런 노래를 하는데 우리나라 노래는 전 세계에서 들어왔던 원곡보다는 조금 더 다르게 해보자해서 그 곡을 가지고 와서 새로운 걸 집어넣고 또 랩도 다르게 하고 그리고 또 바꿔서 이렇게 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넥스트 레벨'은 유튜브 공개 32일만에 1억뷰를 달성했다.

◆ 'SM 컬처 유니버스(SMCU) 세계관'…에스파도 S.E.S도 그렇게 나왔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유튜브=보아]
에스파 SMCU 세계관 영상 EP. 2 'Next Level' 이미지 [사진=유튜브=SM 엔터테인먼트]

SMCU(SM Culture Universe) 세계관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명언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는 것을 차용해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카툰(Cartoon)'의 C, '애니메이션(Animation)'의 A, '웹툰(Web-toon)'의 W, '모션 그래픽(Motion graphic)'의 M, '아바타(Avatar)'의 A, '노블(Novel)'의 N을 조합한 '카우맨(CAWMAN)'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혼합 영상 콘텐츠로 표현했다.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의 주인공 같은 방식으로 SM 아티스트들이 매칭 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ABC뉴스는 "'넥스트 레벨'의 인기는 에스파 네 멤버들의 또 다른 자아, 즉 아바타와 공존하는 미래지향적인 디지털 세계를 배경으로 한 세계관 스토리라는 독특한 콘셉트에서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할리우드 프로듀서이자 미디어, 기술 컨설턴트 테디 지의 말을 인용, 라이브 액션, 비디오 게임, 가상현실, 인공지능, 소셜 미디어 등을 음악과 잘 어우러지게 했다며 "이것은 진정한 다음 단계(next level)"라고 말했다. 1998년 발매된 SM 1호 걸그룹 'S.E.S'의 2집 타이틀곡 '드림스 컴 트루' 때부터 SM이 지향하는 미래의 싹이 여기서 텄다고도 볼 수 있다.

◆ 하이브든 SM 3.0이든, 이수만 퇴진은 불가피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유튜브=보아]
KBS는 2014년 이수만 총괄의 LA 근처 별장 자금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사진=KBS]

문제는 이수만 총괄의 돈 욕심이다. KBS는 2014년 3월27일 보도에서 "해외 역외 탈세 의혹과 관련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지난 2007년 4월 LA 근처 별장 자금 의혹에 대해 보도했다. 당시 별장 가격은 480만 달러였는데 이수만 총괄이 192만달러, POLEX 288만달러로 쪼개 매입을 한 것이었다. 문제는 POLEX의 홍콩 이름은 '보아발전유한공사'였고, SM의 홍콩계열사 주소와 일치했다. 이번에 이성수 SM 대표가 이수만 총괄을 저격하며 들고나온 홍콩 역외 탈세 의혹과 맥이 닿아있다.

SM 경영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서 용역계약 문제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은 이를 지적하고 나왔고, 동종 기업들보다 저평가 된 주요 이유가 '라이크기획'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수만 퇴진'을 본격화하는 'S.M 3.0'이 시작됐다. 라이크 기획이 21년간 1400억원 넘는 돈을 로열티로 받아간 내용들이 폭로되자 시장은 놀라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2월초 8만원 대에서 현재 13만원까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이수만은 1970년대 가수와 MC로 활동을 했지만 정상에 오르지 못한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음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돌아온 1985년, 그는 인천 월미도에 카페를 차려 돈을 벌었다. 그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음반 제작사업을 시작하며 SM기획을 세우게 됐고, 천문학적인 돈을 벌게 됐다.

국세청은 역외 탈세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수 대표의 말대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인 CTP의 실체가 밝혀지면 처벌이 불가피하다. 또 다시 예전처럼 다시 법정에 불려갈 가능성도 있다. 이수만의 지분을 인수한 하이브는 "이수만의 경영도 프로듀싱도 없다"며 그의 퇴장을 못 박았다. 'K-POP 대부' 이수만의 퇴장은 과연 아름답게 끝날 수 있을까.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K-POP 세계관' 연 이수만, 아름다운 퇴장은 어려울까 [원성윤의 人어바웃]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