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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틈새 모빌리티 신사업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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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중국산 점유율 50% 이상…중견기업도 품질경쟁력 기반 차별화 전략 승부수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모빌리티 산업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전기이륜차 시장이 또 하나의 틈새 모빌리티 신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가 전기이륜차 배터리팩을 제조사 구분 없이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을 제정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한 배달대행 업체 앞에 설치된 배터리 교환소와 전기 오토바이. [사진=뉴시스]

19일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 이륜차 시장 규모는 약 7천400억원, 운영 대수 100만 대를 돌파했다. 친환경 전동화 추세에 따라 글로벌 전기이륜차 시장은 2027년 규모가 1조원 규모로 확대되고, 약 600만 대 이상의 전기이륜차가 보급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 규모는 532억원으로, 2019년(225억원) 이후 2년 만에 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이륜차 판매량도 1만2천3대에서 2021년 1만8천72대까지 늘었다.

정부 차원에서의 전기이륜차 전환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달 오토바이 등으로 인한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2030년까지 전부 전기이륜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전기이륜차 구매 시 중앙 정부와 국비와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전기이륜차의 배터리팩을 제조사 구분 없이 교환할 수 있도록 관련 표준을 제정하면서 전기이륜차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제조사별로 개발한 교체식 배터리의 크기, 전압, 커넥터, 통신방식 등이 제각각이어서 충전스테이션 구축이나 배터리 교환에 어려움이 있었다.

일반 충전기를 사용해 전기이륜차를 완충하려면 2시간 30분 이상이 걸린다. 전기이륜차는 주로 전기이륜차 배달 산업 종사자들이 사용하는데, 배터리 용량이 적어 주행거리가 부족한 데, 여기에 2~3시간에 달하는 충전 시간으로 이들에게 외면받아 온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의 경우 인근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에서 방전된 배터리와 완충된 배터리를 교환하기만 하면 돼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전기이륜차용 교환형 배터리팩 관련 KS표준(KS R 6100) 신규제정을 지난해 말 고시했다. 제정된 표준은 ▲일반 요구 사항(전압·크기·무게·용량) ▲충방전용 커넥터 ▲통신 프로토콜 ▲안전성 및 내구성 시험방법 등 4종이다.

구체적으로 배터리 전압은 48V, 72V 두 가지로 정해졌다. 크기는 가로 170㎜·세로 135㎜·높이 310㎜, 무게는 12㎏, 용량은 일반적으로 40~50㎞를 주행할 수 있는 1.2kWh로 표준화됐다. 전기이륜차와 충전스테이션 간 통신 프로토콜은 CAN 통신방식으로 규정됐다.

이외에도 ▲충방전용 커넥터 형상과 제원 ▲배터리팩 성능, 안전성 및 내구성 등에 대한 시험방법 등이 명시됐다.

국내 전기이륜차 개발제품 배터리팩에 대한 호환성이 확보되면서 각 제조사별로 각각 개발·활용하던 것을 넘어 제조사 구분 없이 충·방전이 가능해지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도 전기이륜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사업을 하는 쿠루(KooRoo)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국내 배달용 전기이륜차는 물론, 동남아시아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부상하는 전기이륜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중견 기업들도 모빌리티 신사업을 내세우며 전기이륜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완제품 비중이 50%를 넘지만, 품질과 서비스 등을 통해 충분히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대표적으로 농기계 업체 대동그룹은 스마트 농기계와 모빌리티 플랫폼 그룹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 시장 진출을 알렸다. 낮은 품질의 기존 중국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과 차별화하며 순수 국내 모빌리티 기술과 생산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기이륜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동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이 제공하는 도심 내 배터리 교환소를 통해 충전과 교환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대동그룹은 배달 라이더 조사를 통해 기존 전기이륜차의 문제점들을 보완해 라스트마일(상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구간)에 특화된 전기이륜차를 개발했다. 올해부터 연 3만5천 대 규모의 전기이륜차 'E-스쿠터' 생산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대동그룹 관계자는 "기존 내연 오토바이 시장과 차별화된 친환경 시대에 적합한 스마트한 서비스를 통해 전기이륜차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모빌리티 선도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운영 경험과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업무 협력을 통해 라스트마일 시장에 대한 포괄적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한 이후 첫 사업으로 스웨덴 순수 전기 바이크 브랜드인 케이크(CAKE) 전기이륜차를 국내 단독 수입해 유통하기로 했다. 수입모델들은 최대 시속 90km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111km에 달하는 제품들로, 가격이 1천만원 안팎의 프리미엄 제품이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기존 수입차 유통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 도입과 같이 전기이륜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의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등 종합 모빌리티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목표 아래 신사업을 모색 중이다. 케이크 도입은 중저가 위주의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은 현재 중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대부분 점하고 있지만, 시장을 세분화하면 프리미엄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와 품질이 보장된 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도 분명 있다"며 "결국 배달업계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여건이 형성되면, 틈새 모빌리티 시장으로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중견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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