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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반도체법 발목 잡은 野…다급한 추경호 "조특법 개정안 처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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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역성장 분위기 속 2월 국회 처리 당부…野, '재벌 특혜' 주장하며 대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높이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조세특례제한법)이 야당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의 협조를 재차 요구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김성진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김성진 기자]

추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 참석해 "최근 우리 경제가 에너지와 반도체, 중국 요인에 따라 수출 및 무역수지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투자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해 세액공제율을 상향해주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꼭 처리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반도체 산업 등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15%로 늘리는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야당을 중심으로 '재벌 특혜'라는 반발이 나오면서 현재 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국회는 지난해 연말 반도체 투자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6%에서 8%로 올리는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나,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확대 지시를 내리자 입장을 바꿨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대·중견기업 세액공제를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까지 상향하기로 한 상태다.

여당은 이같은 정부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정부안의 세액 공제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무역수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무역 적자 요인을 분석해 보면 에너지, 반도체, 중국 3대 요인에 대부분(95%)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462억7천만 달러로 전년 동월비 16.6%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로 지난 2020년 5월(-23.7%)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1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은 13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7개월 연속 감소세다.

하지만 야당은 조특법 개정안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신동근 기재위 간사는 전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법이 3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으로선 그렇겠다"며 "이건 예산을 삭감하는 법안인데 어제 상정해서 어제 바로 통과 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답변했다.

국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업계는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달리 주요 반도체 경쟁국들이 정부와 의회가 협력해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서다.

'TSMC 보유국'으로 불리는 대만은 입법원(국회)이 지난달 7일 '대만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 혁신 조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기업의 연구개발 비용 25%를 세액공제해주고, 첨단 설비 투자에 들어간 비용의 5%도 별도 공제해주는 법이다.

미국은 행정부와 입법부가 나서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기업 설비투자 비용의 25%를 세액공제하는 반도체법을 통과시켜 반도체 생산 시설 지원에 390억 달러(약 49조5천억원), 연구개발·인력개발에 132억 달러(약 16조7천억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2월 반도체지원법을 제안, 12월 초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에 총 430억 유로(약 58조7천억원)의 정부와 민간 자금을 투입하고, 규제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일본은 지난해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7천740억 엔(약 7조5천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편성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지원은커녕 찬밥 신세다. 국회에선 첨단 산업을 논의하는 특별위원회에 반도체 전문가가 배제되는 일도 벌어졌다.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는 지난 7일 위원 선임을 마쳤는데 삼성전자 상무 출신으로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아 이른바 'K칩스법(반도체산업강화법)'을 주도해온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특위 신청서를 냈음에도 특위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양 의원 대신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택한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 의원은 법사위에 있던 양향자 의원이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 처리에 반대하자 '위장 탈당' 꼼수로 야당의 검수완박 처리를 도운 바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최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시설투자액의 25%를 세액공제하는 미국, 첨단공정에 대해 10년간 법인세를 완전 면제하는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의 전폭적인 투자 지원 공세에 비해 국내 시설투자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율 확대는 민간 기업의 투자 여력을 높여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유도, 전후방산업 생산유발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기업 설비투자의 약 20%가 국내 중소·중견 장비 기업 매출로 직결되고, 생산시설 운영에 따른 국내 소재·부품 기업 지출도 연평균 10조원에 달한다"며 "최근 경제여건 악화로 인해 민간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반도체업계 중장기 투자계획 수립을 위해 국회의 2월 내 신속한 입법 추진을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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