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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0년(3)] "여전히 어려워요" 마트 억눌렀지만 전통시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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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출점 거리에 영업 시간까지 겹겹 규제하지만.. "전통시장 찬바람 부는 이유는 따로 있다"

[아이뉴스24 김성화,구서윤 기자]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은 나름 꾸준히 있어 왔고요, 더 이용을 늘리려 생각한다면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게 유인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죠."

전통시장을 바라보는 한 소비자의 얘기는 귀담아 들을만 하다. 그런데 정치인들과 정부 당국자들은 대형마트 성장세에 놀라 이들만 억누르면 전통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봤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대형마트들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외국의 대형 브랜드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쫒겨나갈 정도로 경쟁력 높은 토착 서비스를 내놓으며 소매시장 점유율을 키운 것이다.

1993년 대한민국 1호 대형마트 이마트 창동점의 현재 모습. 일렉트로마트와 자체 브랜드 '자주' 코너, 스타벅스 커피숍 등이 최근 2~3년 사이 입점하며 초기와는 크게 달라졌다.
1993년 대한민국 1호 대형마트 이마트 창동점의 현재 모습. 일렉트로마트와 자체 브랜드 '자주' 코너, 스타벅스 커피숍 등이 최근 2~3년 사이 입점하며 초기와는 크게 달라졌다.

이렇게 시장이 재편되자 정부는 2010년 들어서며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로 인해 전통시장의 활기가 떨어진다고 본 영향이다. 대형마트와 SSM의 개점을 광역지방자치단체의 사업조정협의회에서 논의하도록 하려다 여의치 않게 되자 전통시장과 전통상점가에서 500m 이내를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해 이곳에는 대형마트가 들어서지 못하게 거리제한을 하는 유통산업발전법을 시행하게 됐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여 만든 '중소상인살리기유권자연합'이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 낙선운동을 전개했고, 거리제한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런 시장논리가 한 번 입법화하자 흐름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됐다. 1년 후엔 전통상업보존구역의 범위를 1㎞까지 확대했다. 2015년 일몰 예정이던 전통상업보존구역은 5년 연장됐고, 2020년엔 재차 2025년까지로 연장됐다.

입점 거리제한 규제와 함께 영업시간 제한도 생겨났다. 기존에 출점한 대형마트 매출에도 타격을 주는 조치였으나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11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시장·군수·구청장이 오전 0시부터 오전 8시까지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게 했고, 매월 1일 이상 2일 이내의 범위에서 의무 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2년 뒤 영업시간 제한 규제는 시간을 오전 0~10시로 두 시간 늘리고, 의무휴업일은 2일 고정으로 변경됐다.

이렇게 대형마트 규제를 한 결과 전통시장은 살아났을까. 전문가들의 지배적 평가는 '노땡큐'다.

시장조사 결과는 "대형마트를 억누른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확연하게 해준다. 2012년 서울연구원이 조사를 해보니, 강동·송파 이외 지역의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전후 일평균 매출액이 40만원에서 39만원, 일평균 고객수가 56.7명에서 56.6명, 고객 1인당 구매액은 9천573원에서 9천438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당시 서울연구원은 경기부진을 이유로 들었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대형마트 규제와 관계 없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는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유통학회의 2019년 연구 결과를 보면, 2013년 전통시장 소비증가율은 전년 대비 18.1%였으나, 2016년 마이너스 3.3%로 전환됐다. 대형마트 역시 2013년 29.9% 증가했던 것이 2016년엔 마이너스 6.4%로 나타났다. 이에비해 온라인의 경우 2013년 43.9% 증가율이던 것이 2016년 11.5%로 여전히 증가추세를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유통학회의 설명은 이렇다. "휴일 규제 직후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성장률이 감소하다가 결국 소비가 감소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편의점과 온라인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을 소비자들이 더 찾게 하는 열쇠가 대형마트 영업을 제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등 편리한 서비스 제공이나 시설의 편의성, 환불정책 등 소비자들이 피부적으로 체감하는 영역에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1993년 대한민국 1호 대형마트 이마트 창동점의 현재 모습. 일렉트로마트와 자체 브랜드 '자주' 코너, 스타벅스 커피숍 등이 최근 2~3년 사이 입점하며 초기와는 크게 달라졌다.
한국유통학회가 조사해 발표한 연도별 소비자 소비금액 변화 추이

이렇다 보니 대형마트 규제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 하고 있다. 2017년 한국법제연구원이 소비자 약 2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SSM)의 확산으로 인해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의 발전이 저해된다'는 물음에 '그렇다'는 응답(49.0%)보다 '그렇지 않다'(51.0%)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형마트 영업규제 10년, 소비자 인식조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업규제가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에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48.5%가 '효과가 없었다'고 답했다.

'효과가 없다'고 답한 이유로는 응답자 중 70.1%가 '대형마트 규제에도 전통시장·골목상권이 살아나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의무휴업일에 구매 수요가 전통시장·골목상권이 아닌 다른 채널로 옮겨가서'(63.6%) '소비자 이용만 불편해져서'(44.3%)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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