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주주총회를 한 달 앞두고 주총 안건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두고 재계가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 때문에 다음으로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14일 오전 8시부터 주주총회 소집일과 안건 등을 심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다. 주총일은 다음달 15일로,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16일, 2021년 3월 17일에 주총을 각각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은 이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이사회는 지난해 10월 27일 이 회장 승진 안건 의결 이후 처음이다. 이 회장은 앞서 부회장 시절이던 지난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부친인 이건희 선대회장이 비자금 특검 수사로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2019년 10월 임기 만료를 끝으로 현재까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10월 회장 승진과 함께 올해 주총에서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가능성을 점쳤다.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주총 때 등기임원에 복귀할 것이라고 봤다. 등기임원은 미등기임원과 달리 이사회 구성원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두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남아 있어 삼성전자 측도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 1심이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서다. 앞서 이 회장은 2019년에도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사내이사를 연임하지 않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 등이 반대 표를 던질 수 있는 상황도 부담 요소"라며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등기이사 복귀를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오는 3월 5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주주들은 전자투표시스템에서 주주 정보를 등록한 후 소집공고와 의안별 상세 내역 등을 확인하고 의안별로 '투표행사' 버튼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은 2020년부터 주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24시간 전자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삼성전자는 ESG 경영 차원에서 종이 절감을 위해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하 주주 대상 우편물(주총 참석장·소집통지서·주주통신문)을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전자공고로 대체했다. 이번 우편물 감축을 통해 약 3천500만 장의 종이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30년산 원목 약 3천 여 그루를 보호하는 기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주주 편의를 위해 주주총회장 온라인 중계도 이번에 도입한다. 3월 초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위한 사전 신청 안내가 나갈 예정이다.
주주들은 별도로 마련된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신청하고 안건별 질문도 등록할 수 있다. 신청 기간은 전자투표 참여 기간(3월 5일 오전 9시 ~ 14일 오후 5시)과 같다. 신청한 주주들은 주총 전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질문도 할 수 있다.
다만 현행법상 주총 당일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면서 주총 안건에 대해 온라인으로 투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의결권 대리행사를 신청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주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주총 당일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고 좌석간 거리두기, 지정좌석제 등 방역 지침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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