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친 줄 알았다" 음주 뺑소니 50대, 감형 이유는?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무면허 음주운전 중 횡단보도에 앉아 있던 사람을 치고 달아나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재심에서 감형받았다.

14일 뉴시스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태호)는 도주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징역 2년8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12월5일 오전 5시께 전남 무안군 한 도로에서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횡단보도에 만취해 앉아 있던 B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를 들이받은 뒤 쓰러진 B씨를 깔고 지나가는 등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새벽 시간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며 "고라니를 친 줄 알았고 그래서 현장을 이탈했을 뿐 도주 고의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전력을 가지고 있는 A씨는 재판 당시 음주운전 규정을 2회 위반한 사람에 가중처벌을 내리는 일명 '윤창호법' 적용을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A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했으며, A씨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지난 2021년 11월 윤창호법이 위헌으로 결정되자 A씨는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부는 "헌법 재판소 결정에 따른 검사의 공소장 변경 신청과 법원 허가에 따라 심판 대상이 변경돼 원심판결을 직권 파기한다"면서도 "어린이집 앞 횡단보도에서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A씨의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