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자사앱을 통해 주문 하시면, 6천원 상당의 초콜릿을 드립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늘어나는 배달앱 수수료에 자사앱 살리기에 나섰다. 일부 점주는 가까운 거리의 경우 직접 배달에 나서기도 하고, 단품을 판매하지 않는 방법도 사용 중이다.

13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지난 7일부터 자사앱을 통해 들어오는 주문의 경우에도 배달비를 부과한다. 지금까지 자사앱을 통한 주문은 무료배송을 제공했지만, 이달부터는 5만원 이하 주문 시 2천원을 받고 있다.
자사앱을 통해 주문을 받을 경우 배달앱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없지만, 최근 배달비 자체가 올라 어쩔 수 없이 내놓은 자구책이다. 최근 기본 배달비는 보통 5천원부터 시작하는데, 이를 고객과 점포가 나눠 내야한다.
자사앱이 아닌 배민 등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 부담도 크다.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 '배민1'과 쿠팡 '쿠팡이츠'의 경우 중개 수수료만 주문금액의 6.8%, 9.8%에 이른다. 여기에 배달비를 더할 경우 2만원 치킨의 경우 제품가의 20~30%가 배달관련 비용으로 사라진다.
이 때문에 교촌치킨은 최근 '배민1'을 통한 주문 시에는 치킨 단품을 주문할 수 없도록 했다. 치킨과 반드시 '퐁듀치즈볼'을 함께 주문해야 배달이 가능하다. 소비자 부담은 늘었지만, 배민1을 통해 단품 주문을 받을 경우, 차라리 판매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정도로 남는 것이 없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모든 가맹점에 배민1 주문 시 세트 메뉴로만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며 "배민1의 경우 배달비가 비싸 메뉴를 통일하지 않으면, 단품 메뉴 선택이 가능한 가맹점에만 주문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BQ는 중개 수수료가 없는 자사앱을 통해 배달 주문을 할 경우 이벤트성 상품을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번 주에는 자사앱을 이용해 주문할 경우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치킨과 초콜렛을 함께 제공하는 식이다.
교촌치킨과 bhc 등도 자사앱 이용을 늘리기 위해 배달비 할인이나 서비스 제품을 제공하지만, 실제 자사앱을 통한 주문은 많지 않다.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가진 브랜드는 치킨 업계 중에는 교촌(100만)과 비비큐(100만)가 유일하다. bhc(50만)를 제외하면 멕시카나, 굽네, 네네 등은 자사앱 설치자가 10만명 미만이다. 지자체가 내놓은 공공배달 앱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면 배민과 쿠팡 설치자는 1천만명을 넘어서면 이들 앱과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며 "배민으로 주문하는 것에 익숙해 지면 여러 혜택을 제공해도 브랜드앱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앱을 통한 수수료와 배달비가 너무 비싸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힘든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배민은 최근 배달이 아닌 포장주문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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