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을 따라다니는 가장 흔한 수식어는 '이자 잔치·돈 잔치'다. 은행의 이자 잔치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 실체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지난해 금융지주회사들은 은행의 이자 이익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의 이자 이익은 33조8천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이에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5조8천5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5%(1조3천78억원) 증가하고, 4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1천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0%(2조980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은 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에만 4차례의 자이언트스텝(0.5%)을 포함해 총 7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0.03~0.05%p 뛰고 이자 이익도 1천억 원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들은 역대 최대 실적에도 몸을 사리고 있다. 고금리 시대에 국민은 이자 고통을 호소하는데 은행들은 이자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팽배해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5.6%로 전년 말(2.79%) 대비 2.81%p 올랐다. 3억원을 빌린 차주의 경우 연이자가 837만원에서 1천680만원으로 불어났다. 매달 67만5천원의 이자가 증가한 셈이다.
은행들은 대출금리가 오른 건 조달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준거금리인 은행채(1년물, AA) 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5.348%까지 올랐다. 지난해 9월에는 은행 조달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를 넘기도 했다. 그런데도 논란이 지속하자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인하했다. 8%에 달했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금방 6%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은행들이 지난해 말 최대 4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자 '돈 잔치' 논란은 다시 불이 붙었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 성과급으로 주고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별도로 지급했다. 신한은행은 기본급의 361%를, NH농협은행도 기본급의 40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다른 업권보다 은행의 성과급과 이자 이익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은행의 공공성과 여·수신에서 과점적 지위를 누린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업무계획에서 "은행의 경우 여·수신 차익에 따른 영업이익 발생으로 특권적 지위가 있다"며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일부 고위급 임원들의 성과급 규모가 최소 수억원, 수십억 원이 된다는 것에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고, 금융회사 임원들의 공로로만 돌리기엔 구조적 측면에서 적절한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일부 공공성을 띠고 있고 은행들도 이에 사회 환원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도 "어디까지나 예금과 대출을 통해 이익을 얻는 상업은행으로 국책은행이나 특수은행과는 분명히 구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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