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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이슈] 피에스엠씨, 진양곤 마법과 수상한 인수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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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력사업과 무관한 인수 목적 자금조달 창구 목적?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오랜만에 한국 증시에 진양곤 회장 ‘테마’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피에스엠씨다.

진양곤 회장의 HLB그룹은 지난 1일 저녁 반도체 부품 리드프레임 제조기업 피에스엠씨를 인수한 뒤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피에스엠씨의 주가는 1일 오전부터 이미 상한가를 기록한 상태였다.

3일 장마감 기준 주가도 전일 대비 29.84%(493원) 오른 2천145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HLB그룹이 피에스엠씨를 인수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HLB]
HLB그룹이 피에스엠씨를 인수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HLB]

HLB가 200억원을 투자해 구주와 신주 1698만5477주(25.54%)를 인수하고 HLB생명과학, HLB제약, HLB테라퓨틱스, HLB인베스트먼트, 노터스 등 주요 그룹사가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에 참여한다. 투자 총액은 300억원인 셈이다. 오는 3월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HLB그룹은 피에스엠씨 지분 약 28.25%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노터스 사태의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HLB그룹이 피에스엠씨의 인수 목적을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로 밝히고 있지만 피에스엠씨의 사업 방향성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피에스엠씨의 본업은 반도체 조립 과정에서 사용하는 칩 부착 금속기판인 리드프레임 생산이다.

HLB그룹은 지난해 3월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업체인 노터스를 인수한 이후 8배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무증 테마주로 치장, 노터스 주가를 끌어 올렸다. 당시 3천∼4천원대에 머물던 노터스 주가는 4만3천950원(작년 6월 13일)까지 치솟았다. 현재 주가는 6천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피에스엠씨는 HLB그룹의 투자 소식에 400억원 수준(주가 978원)이던 시가총액이 사흘 만에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현재 870억원(2천145원)으로 치솟았다.

진양곤 HLB 회장이 피에스엠씨를 통해 재차 테마 마법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인수한 피에스엠씨 주가가 3일째 상한가다. [사진=에이치엘비 유튜브 화면 캡처]
진양곤 HLB 회장이 피에스엠씨를 통해 재차 테마 마법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인수한 피에스엠씨 주가가 3일째 상한가다. [사진=에이치엘비 유튜브 화면 캡처]

인수 목적으로 밝힌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역시 쉽게 이해하기 힘들단 평가다. HLB그룹은 그동안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으며 계열사·관계사를 통해 약 10여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HLB생명과학의 파이로티닙(유방암, 폐암), HLB테라퓨틱스의 'RGN-259'(안구건조증, 신경성 각막염), 'OKN-007'(교모세포종), HLB사이언스(폐혈증,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이뮤노믹테라퓨틱스의 'UNITE'(교모세포종, 피부암),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KIR-CAR'(췌장암, 중피종) 등이다.

HLB 그룹은 피에스엠씨를 통해 주요 파이프라인인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CAR-T(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 세포 치료제 개발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피에스엠씨를 자금 조달 창구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투자 구조는 경영권 매수와 3자배정 250억원, 전환사채 31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입이다. 총 560억원 가량의 자금이 피에스엠씨로 유입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에이치엘비 등이 최대주주 에프앤티와 강대균 대표가 보유한 주식 약 450만주를 90억원에 인수하고, 그룹 전체 차원에서 25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또한 피에스엠씨는 노마드제3조합을 대상으로 250억원의 1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아울러 이알쓰리, 위드알유, 베리스모테라퓨틱스아시아, 김계숙씨, 김병수씨, 에프앤에프, 여승우씨 등이 6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전환사채 발행에 참여한다.

관련 자금은 베리스모테라퓨틱스로 직접 또는 간접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HLB제약(35.2%)과 HLB(9.6%)가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지분 약 45%를 보유 중이다.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킴리아’ 개발자들이 주축이 돼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내 설립한 생명공학회사다. 기존 CAR-T 치료제 대비 효과, 확장성, 안전성 등에서 한층 진보된 KIR-CAR(췌장암, 중피종) 플랫폼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지배 구조는 피에스엠씨와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연결고리를 완성하는 중이다. HLB그룹이 피에스엠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원되는 31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분 중 30% 가량인 90억원의 콜옵션 권한이 브라이언 킴 베리모스 대표(박사)에게 부여됐으며, 브라이언 킴 대표는 본인 또는 직접 지정하는 대상을 통해 해당 전환사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 행사 가능 기간은 2023년 03월 15일부터 2024년 02월 15일까지다. 전환사채권 행사 후 전환이 이뤄진다면 최대 18% 가량의 지분 취득이 가능할 전망이다.

HLB그룹 관계자는 “그룹사가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리스크를 분산하고 책임있는 신약 개발을 위해 인수한 것”이라며 “그동안 HBL 주주들이 다양한 신약 개발 자금을 HLB에서 계속 부담하는 것에 난색을 표해왔고, 피에스엠씨 인수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KIR-CAR의 임상 과정에서 들어갈 천문학적인 비용 충당을 누가 하느냐다. CAR-T 계열 치료제의 경우, 세포치료제 군에 속하며 임상1상·2상·3상으로 확대에 따른 임상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HLB그룹이 기술 수출을 통한 개발 전략이나 외부 자금 조달을 통한 전략을 사용한다면, 피에스엠씨 주주들의 부담은 완화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 등으로 피에스엠씨 주주들이 자금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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