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지희,원성윤 기자] 올겨울 난방비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난방비가 3배 가까이 오르면서 비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르면 오는 4월부터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와 곳곳에서 걱정이 터져나온다.
경기 파주에 위치한 24평 아파트에서 미취학 아동인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모(여‧39)씨는 지난달 고지서를 보고 놀랐다. 지난달 난방비는 약 14만원으로 전월 대비 7만6천원이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10만원이 올랐다. 이는 가계 지출의 8%나 차지한다.
김씨는 "엄청 많이 오른 느낌이다. 방 3개 중 2개는 난방을 거의 틀지 않는데 이 정도나 나왔다"고 한숨을 내쉬며 "한순간에 너무 올라서 가계 부담이 큰 상태다. 앞으로 난방비를 매달 5~10만원은 더 낼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단 집 온도를 22도로 맞추고 실내화를 신거나 아이들에게 조끼 등을 꼭 입힐 것"이라며 "지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식기세척기나 건조기 시용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하남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여‧40)씨는 난방비 단가가 2만8천500원에서 4만8천640원으로 약 70% 오른 고지서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보다 단가가 이렇게나 올랐다"며 "저는 난방을 거의 틀지 않고 살지만, 다른 집들은 난방비 부담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시골은 더 울상이다. 시골의 경우 아래 위층이 있어 그나마 단열이 되는 아파트와 달리 개별난방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아파트보다 1.5배 이상 난방비가 더 드는 편이다.
경기도 가평, 청평, 양평 등에 LPG가스를 공급하는 C사의 경우 2021년 공급단가가 3천400원대였으나 지난해 7월부터 4천895원까지 단가가 약 30% 상승했다. 앞으로 5천원대까지 상승할 여지도 있다.
가파른 오름세에 시골에서는 벽날로, 펠렛난로 등 보조 난방을 하며 최대한 가스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시골에서도 심야전기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 편은 그나마 난방비 걱정이 덜하다. 하지만 곧 전기요금 인상 소식도 있다. 양평에 거주하는 박모(여‧61)는 "심야전기가 그나마 난방비 절약에 도움이 되는 편이었는데 전기 요금이 인상되면 난방비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난방비 폭탄'의 주요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전쟁 여파로 가스비가 급격히 뛰고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향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가능성과 한국가스공사의 누적된 적자로 난방비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또한 난방비가 급등하면서 부랴부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금과 도시가스 요금할인 폭을 2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가스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선 "(대외 여건과) 국민의 부담을 봐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아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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