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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칩스법' 양향자 "尹대통령에 통탄의 글 썼었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 위원장 "조특법 개정안 국회 통과 확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이 8%라니…윤석열 대통령께 '통탄의 글'까지 준비했습니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의원(무소속)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2월 'K칩스법'의 한 축인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을 당시를 떠올리면서다.

윤 대통령의 주문으로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최대 25%+α'로 확대된다. 지난해 12월 23일 본회의를 통과한 조특법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직후 이례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간 결과다.

당초 통과된 개정안과 비교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8%→15%로, 중소기업의 경우 16%→25%로 대폭 상향된다. 여기에다 신규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율을 올해 한시적으로 10%로 상향한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용두사미로 전락할 뻔한 K칩스법이 기사회생한 데에는 양 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양 의원이 주도한 반도체특위는 대기업 20%(기존 6%), 중견기업 25%(8%), 중소기업 30%(16%)의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제안했었다. 이것이 정부안 '8%'(대기업 기준)로 찔끔 상향됐다가, 윤 대통령 지시로 '15%'(1년 한시 25%)로 전격 재조정된 것이다.

정부안으로 통과됐던 '8% 안'에 대해선 "기획재정부의 무리한 기습·편법 공제안이었다"고 했다. 본회의 통과 직후 반대 토론에 나선 그는 "K칩스법을 반쪽 짜리로 전락시켰다"며 부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양 의원은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개정안은 다시 발의하면 되지만, 본회의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까지 된 시점에는 정치권의 '매국 전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께 보내는 통탄의 글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심전심이었는지, 마침 대통령께서 '기재부에 세제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일련의 과정을 국민들이 모두 지켜본 결과"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았다. 정부는 조만간 세액공제율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제출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할 방침인데, 여야 합의를 이뤄야 한다. 양 의원은 "유권자인 국민들이 계속해서 준엄하게 살핀다면 정치권에서 결코 쉽게 반대할 수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부디 정쟁으로 몰고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했다.

다음은 양향자 의원과의 일문일답.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CES 2023에 다녀오셨는데 어땠나.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있었다면.

"농기계의 테슬라, '농슬라'로 불리는 미국 존 디어(John Deere) 부스에 가장 먼저 들렀다. 자율주행 트랙터가 GPS와 카메라, 센서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논밭에서 운전자 없이 작업을 한다. 엄청난 헥타르(㏊) 농지에 기계 1대가 1초에 720개씩 씨를 뿌리고 땅을 간다. 5차 산업혁명은 농업혁명이 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농기계 기업이 IT 공룡이 된 현장을 직접 본 것이다. CES 2023은 웹 3.0, 메타버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속가능성, 그런 차원에서 기술 진화의 현장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궁극적으로는 기술 전쟁이라는 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고용량, 고성능, 저비용을 만드는 '반도체 전쟁'이 될 수밖에 없겠더라. 자동차만 보더라도 반도체 사용량은 내연기관 차 200∼300개에서 미래 차(전기·수소·자율 차)는 2천개가 넘게 탑재된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서 긴장을 늦추면 급격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이렇게 기업들은 '애국 전쟁'을 하는데, 정치권은 '매국 전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 했다."

–최근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이 15%(대·중견기업 기준)로 상향 조정됐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

"아쉽지만 환영한다.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은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 25%를 말한다. 이것이 '코리아 엑소더스'를 방지하고 미래 첨단산업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세율이기 때문이다. 신규 투자 증가분에 대한 추가 세액공제율도 올해 한시적으로 10%로 상향해 적용해 특위 원안과 비교하면 1년간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한시적 적용 그 이후에는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도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 글로벌 상황, 기술 패러다임도 봐야한다. 이를 위해 국회 첨단전략산업 특위를 조속히 구성해 15%를 밑점으로 세액공제율 상향을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개정안이 전격 수정되기까지 반도체 특위 위원장으로서 역할이 컸다. 윤 대통령이 '반도체 특위에서 제안한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논의 과정을 평가한다면.

"일련의 상황이 이해는 된다. 조특법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다뤄졌는데 소위 구성도 늦었고 핵심 어젠다로 다루지도 못했다. 마지막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법안들에 '끼워넣기' 식으로 들어가 있어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위에 회부됐고 국회의 자동부의 시스템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 것이다. 양당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논의를 했어야 하는데 그 과정 조차 생략됐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경제포럼 참석차 출장 중 '정부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다. 포럼 기조연설을 마친 뒤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귀국해 반대 토론에 나서 '8%는 대한민국 반도체 사망선고'라고 호소했다. 학계·산업계와 함께 8% 반대 성명서도 내며 재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설득했다."

경쟁국 반도체 지원 정책(한국은 국회 통과 정부안 기준) [자료=양향자 의원실]
경쟁국 반도체 지원 정책(한국은 국회 통과 정부안 기준) [자료=양향자 의원실]

–국회 통과를 예상하는지.

"당연히 통과돼야 한다. 조특법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여타 경쟁국들 대비 기울어지다 못해 '뒤집어진 운동장'을 같은 선상에 돌려 놓자는 것인 만큼 결코 반대할 수 없는 법안이다. 반대한다면 이런 글로벌 전쟁 무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반대를 개인의 정치적 도구로 삼는 음흉함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조특법이 기습적으로 통과되는 과정에서 기재부의 행태라든지 여당의 정치력, 상임위의 본분, 대통령실도 사전에 미처 바로잡지 못한 시스템의 부재라든지 이 모든 것들을 국민들이 다 지켜봤다.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부디 정쟁으로 몰고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

–2023년 반도체 설비투자의 역성장이 예상되는데, 올해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반도체 시장은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혹한기를 맞았다. 그러나 기술의 변화도 빠르게 일어난다. 즉 일시적 혹한기가 오더라도 우상향 추세는 이어가는 것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성장률이 18.7%에서 8.2%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가격이 두드러지게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낸드플래시 세계 2위(키옥시아)·4위(웨스턴디지털)의 합병논의가 본격화하는 등 생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반도체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가속화한다. 반도체 업황의 사이클 구조에서 반도체 수요 해소로 인한 하락 국면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과거 1990년대 후반 '반도체 대공황기'처럼 산업 재편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혹한기가 올 수록 1등 만이 살아남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 최첨단 D램 DDR5의 점유율은 2026년 4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술 초격차'를 확대해 반도체 산업계 재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있다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30%, 비메모리 70% 정도의 비율로 양분되는데 한국의 비메모리 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은 3%에 불과하다. 메모리반도체는 30년 세계 1위지만, 시스템반도체는 대만 TSMC가 전세계 표준을 주도해 나가고 있고 우리는 '슬로우 팔로워' 단계이다. 우리가 비교우위를 지닌 메모리 시장은 줄어들고, 취약한 비메모리 시장은 자율주행·인공지능·사물 인터넷·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에 효용성이 높아 급 팽창중이다. 앞으로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반도체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경쟁국과의 인력 현황(추정치)을 비교해 보더라도 파운드리 부문의 경우 삼성이 2만명, TSMC가 6만명이고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경우 삼성 시스템LSI 1만명, 퀄컴이 4만5천명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파운드리 사업에 있어서도 1위와의 격차라도 줄일 것이냐를 풀 해법은 결국 사람이다. 인재 풀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첨단산업특위 출범이 필요하다."

–정치권에서는 세제 지원 외에 '반도체 겨울' 극복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국회 첨단산업특위 설치를 7년째 주장하고 있다. 본회의는 통과했지만 구성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특위를 통해 향후 10년, 20년의 산업 로드맵을 우선 수립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반도체 육성 전략과 국토균형발전을 결합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빈 살만의 최첨단 미래도시 '네옴'의 비전처럼 대한민국 전체를 첨단기술허브 'K-네옴시티'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그랜드플랜과 전폭적 지원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정부수정안 15%'에서 '반도체 특위안 20%'로 추가적인 상향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의 '3대 개혁' 중 하나인 교육과 관련,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게 있을까.

"이공계 기피현상과 의대·플랫폼기업 이탈 현상으로 반도체 업계는 25년간 인재 만성부족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인원이 55명인데 스탠퍼드 대학교 컴공과는 739명이다. 1970년대 정부는 '전국민 과학화운동'으로 카이스트(KAIST), 경북대 전자과, 부산대 물리, 전남대 화학 등 거점대학을 중심으로 이공계 인재를 육성했다. 이제 '제2차 전국민 과학화 운동'이 필요하다. 지역별 산업 지형에 맞게 국가가 전폭적으로 이공계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전개해야 한다. 검증된 시니어 엔지니어들의 경륜과 네트워크를 국가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못 찾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내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회사에서 매년 퇴직하는 인원만 해도 1천500여명이고 임원급 중에서도 승진이나 재계약에 실패해 회사를 나가는 인원이 많은데 이들이 중국, 미국 업체의 제1타깃이 된다. 검증된 시니어 엔지니어들을 활용해 젊은 스타트업·벤처에 매칭하고 이들이 공동 창업할 수 있도록 '매칭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반도체 특위 활동의 의미, 향후 계획은.

"반도체 특위 '시즌1'은 크게 3가지 성과가 있었다. 무엇보다 특위가 헌정 사상 최초로 여당의 특위 위원장을 야당 출신 의원(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이 맡고 자문위원으로 야당 시·도지사가 참여하며 여야가 함께 발의한 모델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여기에 국회, 정부, 산업계, 학계가 함께하는 '여야정산학' 현장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K칩스법을 발의했다. 8개 부처 장·차관과 함께한 당정협의회 등 특위는 여러 부처에 중첩된 반도체 관련 사업과 예산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간접적으로 수행했다. 앞으로 구성될 국회 반도체특위의 청사진도 제시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회 첨단산업특위의 조속한 구성에 목소리를 낼 생각이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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